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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Vorstelltung'에 해당되는 글 203건

  1. 2009.08.18 김민선 사건에 관해
  2. 2009.06.05 만장과 죽창
  3. 2009.05.21 합성의 오류
  4. 2009.05.20 학의 가치중립성
  5. 2009.05.15 하수상한 세월

김민선 사건에 관해

단상 Vorstelltung 2009. 8. 18. 11:3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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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당사자의 사적인 의사표현을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론화시키는 일이 벌어집니다. 인터넷의 속성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해도, 당사자의 동의없이 당사자의 의사표현을 사취하는 행위에는 어느 정도의 범죄성이 있다고 봅니다. 즉 단지 그러한 표현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가진 쪽에서 소통을 유도하기 위한 요청이라면, 이는 용인될 수 있어도,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고의적 방식은 범죄적입니다. 물론 의사 표현의 자유는 전혀 별개의 사항으로서, 이것은 기본권에 속하며, 김민선의 표현 자체에도 허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전문가들의 몫이겠지만, 그렇다고 일반인에게 민감한 사안에 대해 비전문가인 일반인의 의견개진을 막을 근거는 없습니다. 여러모로 튀려는 우리의 전여사가 또 한건 하신 사건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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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과 죽창

단상 Vorstelltung 2009. 6. 5. 09:5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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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추모 노제 때 2000여 개의 만장에 대나무 대신 PVC가 사용됐다. 당국은 만장이 봉기의 죽창이 될까 염려한 것이다. 도둑이 제발 저리는 꼴이다. 잘못한 게 있으니까 두려워 하는 것이다. 지난주 여주의 단오제 때 만들어진 저 만장들은 사회당의 덕후(오타쿠)를 연상시킨다.  투쟁에는 '죽창'도 필요하지만, 대중을 흡입할 수 있는 상상력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국민장과 노제가 보여준 것은 상상력의 차원에서  이명박 정권이 패배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국민장은 이 정권의 장례식이었으며, 노제는 망각된 민주주의의 부활이며 출범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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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의 오류

단상 Vorstelltung 2009. 5. 21. 23:1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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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김광수 경제연구소 부소장의 강연 중 합성의 오류라는 얘기가 나왔다. 운동장 관람석의 오류라고도 불리는데, 관람석의 앞줄에 있는 사람이 경기를 더 잘 보기 위해 일어서면 뒤에 있는 사람들이 차례로 순차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결국 경기장의 모든 관객들이 일어서서 불편하게 경기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부동산 버블을 빗대기 위한 비유인데, 비단 이 오류는 이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교육에도 그대로 들어 맞는다. 성년이 될 때까지(물론 성년 이후라고 더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좋은 학벌을 갖추기 위해 대부분의 아이들을 밤늦게까지 사교육시장에 뺑뺑이 돌리는 현상도 어떻게 하면 좀더 힘들게 경기를 볼 수 있을지 골몰한 결과이다. 내집 마련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루기 위해 누적된 가계부채가 내수시장을 짓눌리는 정도가 수도권에서 극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으로 재미를 봤던 과거의 재미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해 그래도 부동산에 기대를 거는 심산이나, 아이들의 심성이나 자질, 기대를 외면하고 오로지 입시를 겨냥한 살벌한 사교육 열풍으로 몰아치는 심산에는 일종의 도박심리가 있다. 물론 이렇게 해서 정말 부동산으로 재미를 보는 사람이 있을 거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 인생의 전반에 꽃을 피우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얼마 안되는 희소한 '성공'을 위해 대다수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뭔가 잘못, 아니 웃기는 일이다. 집이 없어도 여유롭게 살 수 있고,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는 그리 고고한 이상도 아니다. 다수가 편하게 앉아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앞에서 기를 쓰고 서서 보려는 소수를 앉히면 그만이며, 이런 요구는 최소한 유권자로서 제기할 수 있는 권리다.   

용산참사의 경우가 보여주는 바처럼, 메이저 건설사와 결탁된 도심 재개발공사가 도시 서민의 삶의 기반을 옥죄는 것이 흡사, 19세기 초반 미국 독립 이후 백인들이 동부에 산재해 있던 인디언들을 서부로 몰아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얼마 안되는 보조금을 주고 인디언을 미시시피강 너머 서부의 허허벌판으로 쫓아내지만, 얼마 안되어서 새로운 이 정착지도 착복되고 만다. 그럴싸한 협정을 만들어 인디언을 보호하는 시늉을 하지만, 겉치사일 뿐, 속내는 인디언이 이주를 거부하면 무력도 불사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경계에 놓인 도시의 인디언들이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좀더 근본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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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 가치중립성

단상 Vorstelltung 2009. 5. 20. 11:51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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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 관한 한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이런 글을 쓴다. 운영자는 경제학 박사과정 내지 박사후 과정으로  보이는데 자신이 전공하는 특정 경제학을 소개하면서 이러저런 잡글도 올렸나 보다. 그러다가 이제 이런 딴짓거리는 안하고 오직 자신이 공부하는 특정 경제학에 관한 자료만 올린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오직 전공 분야 경제학을 공부하는데 관심이 있어서 사회현상과 연관된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일절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한다. 물론 블로그에 자신의 취향이나 의견을 올린다고 뭐 대단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자가당착이지만, 자신의 학이 엄정한 중립을 지킨다고 자부하는 것도 대단한 착각이다. 학의 가치중립성 주장은 학의 가치연관성을 가리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원자폭탁을 만드는데 자신의 양자이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아인슈타인과 함께, 원폭금지운동에 동참한 폴링과 같은 과학자들은 학적 가치중립성의 전복을 드러낸 대표적인 경우다. 물론 각 개별학문에는 고유한 내적 체계와 방법론, 엄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자신의 학의 시추공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방향감각을 상실한다면, 이런 학은 도구적 정신노동에 전락하고 만다. 블로그는 자유로운 개인적 주장의 표출공간이므로 스스로를 제한하는 주장에 무슨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학문간의 이질성은 민족간의 이질성과 유사하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것이다. 하나의 언어 보다는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현상은 더 다채롭게 해석될 수 있다. 자신의 언어만이 우월하다고 자부하는 것은 학적 세계에서 또다른 제국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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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상한 세월

단상 Vorstelltung 2009. 5. 15. 22:1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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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악법 종합 세트처럼,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하위법의 전형은, 이땅의 지도층들이 그리도 좋아하는 미국의  건국 초기에도 드러난다.  1791년 미국 의회는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법도 만들지 않는다는 권리장전(Bill of Rights)을 통과시키고 이를 1차 수정헌법에 수용했다. 그러나 7년 후 의회는 이를 침해하는 이른바 선동죄(Sedition Act)를 통과시킴으로써, 정부와 의회 또는 대통령에 대해 허위적, 모함적,악의적인 것을 쓰거나 말하는 행위를 범죄로 만들어 버렸다. 이는 1차 수정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지만 강행됐다.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와 한국의 유사점으로 오랜 문화적 전통과 식민지 경험, 전쟁을 들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에는 혁명이 없었다. 4-19가 혁명인가? 대통령을 몰아낸다고 혁명인가? 혁명은 사회체제의 뿌리를 갈아 엎어 버리는 근본적 변혁이다. 하워드 진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도 혁명을 경험한 국가가 아니다. 독립 혁명이 아니라 독립 전쟁이다.  외적으론 영국의 간섭을 몰아내면서 내적으론 '서부개척'이란 수사로 서부의 인디언 영토에 침공해 들어가는 발판이 독립을 기점으로 마련됐다. 외적을 몰아내자 내적을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독립 전쟁의 전리품으로 자영농과 수공업자들이 혜택을 보게 되지만, 이들은 체제에 불안정한 소요를 일으키는 흑인노예, 인디언, 백인 빈곤층의 공격을 감내하기 위한 완충 장치이자, 영국으로부터 빼앗아 온 세수(稅收)권력의 먹이로 육성된 것이다. 

참고자료 : 하워드 진, <미국민중사>
               인터넷 한겨례(5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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