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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Vorstelltung'에 해당되는 글 203건

  1. 2009.10.13 야밤모드 4
  2. 2009.09.16 솔약국과 뉴타운
  3. 2009.09.01 글쓰기
  4. 2009.08.24 현충원 2
  5. 2009.08.19 김대중 : 보스 정치 안녕!

야밤모드

단상 Vorstelltung 2009. 10. 13. 01:2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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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오자 초조해 진다. 웬만하면 12시 이후까지 안하는데 이제 어쩔 수 없다. 사무실에서 논문을 쓴다든지, 업무 종료 후 야근모드로 논문을 쓴다든지 하는 일은  너무도 헛된 바램이며, 퇴근 후 마을도서관에 들러 육필로 논문을 쓰기엔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결국 부엉이 행세를 할 수 밖에. 아침 전철에선 내내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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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약국과 뉴타운

단상 Vorstelltung 2009. 9. 16. 10:0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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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BS 주말 드라마인 '솔약국집 사람들'의 시청률이 50%대에 육박하는 정점을 찍었다.  나도 몇개월 전부터 별일이 없으면 보고 있다. 드라마 자체에 대해서 별 할말은 없고(그냥 드라마가 그렇듯이 재미있다는 정도) 드라마의 주무대인 혜화동의 오래된 주택가를 보면서, 저건 언제쯤 철거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높은 시청률은 잃어버린, 그리고 잃어버릴 저층 주택과 비좁은 골목길에 대한 사람들의 향수와 아쉬움을 반영하는 면도 있다.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성북동이나 평창동의 부유한 저층 주택가는 마치 봉건영주의 성처럼 위압적이라 뉴타운이나 재개발의 불도저가 침탈할 가능성이 없지만, 서민들이 사는 주택가는  대형 건설사와 한나라 정권이 호시탐탐 노리는 개발 특구다. 서울을 헌납하겠다던 전직시장의 포부답게 무참히 개발의 열풍에 쓸려가는 서울의 풍경은 그래서 희화된 형태의 드라마 속에서 임박할 향수로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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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단상 Vorstelltung 2009. 9. 1. 16:0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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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작업을 하면서 글을 쓴다는게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블로그에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은 마치 자유연상에 붓을  달아 화면에 뿌리는 듯한 가벼움이지만, 의식적으로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시키는 일은 사뭇 다르다.  나는 노트북이 없어서 마을 도서관에 가면 두터운 대학노트에 글을 쓴다. 논문때문에 노트북을 살까 생각했었지만, 가지고 다니는 것도 일이다. 무엇보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퇴근 후에도 자판을 보며 글을 투사하는 것이 싫다. 물론 글은 아무래도 컴퓨터로 치는게 여러모로 효율적이지만, 자필로 쓰는 것은 마치 내 몸을 펜에 꾹 눌러서 써가는 느낌이 든다. 

어제 도서관을 나오면서 어두워진 야트막한 산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들의 빛들이 마치 이 좁다란 동네를 커보이게 했다.  집에서 닭도리탕을 해놓았다고 해서 마트에 들러 막걸리 2통을 사갔다. 이상하게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술은 마시고 싶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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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단상 Vorstelltung 2009. 8. 24. 15:5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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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시쯤 동해에서 급하게 돌아온 후 TV를 틀었다.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데 어느새 DJ의 하관까지 보고 있었다. TV를 보면서야 그의 죽음이 실감됐다. 내 주변에서 국장이 웬말이냐며 힐난하는 소리도 들렸지만, 국민의 저항으로 쫓겨난 독재자와, 역시 국민적 저항에 버팅기다 믿었던 부하에게 피살당한 독재자가 묻힌 현충원에 이제 제 주인이 온 듯하다. 무명으로 청춘을 날린 병사들의 곁에 서슬퍼런 시대와 맞서 끝내 승리하고 완주했던 인물이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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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 보스 정치 안녕!

단상 Vorstelltung 2009. 8. 19. 11:5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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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몇년 전인가, 춘천의 한림대에 강연을 온 적이 있다. 보슬보슬 가을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많은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이때의 인연으로 당시 대학 총장이었던 이상주는 김대중 정권 말기에 교육부 장관직을 받을 수 있었다. 대권 포기선언을 했지만 유력한 대선 후보로 끊임없이 주목을 받던 인물에게 옷깃이라도 스쳐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움집했다. 당시 강연의 주제는 김대중 정권의 모토가 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관한 시론으로 기억한다. 고대 그리스철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다소 투박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김대중은 강연문을 낭독했다. 정작 강연회 보다는 강연회 이후 질문의 시간이 재밌었다. 중구난방의 질문을 피하기 위해 쪽지로 적어 질문을 날렸는데, 운좋게도 내가 아는 사람의 질문이 뽑혔다. 질문은 '강준만의 책 <김대중 죽이기>를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것. 아마 그때 '무서워서 못 봤다'라는 식으로 응답했던 것 같고, 폭소가 터져 나왔다. 강연회와 질문이 끝나고, 정치인들의 일상적 의례인 지역 인사와의 기념촬영을 끝낸 뒤 손한번 잡아 보려는 학생들의 요청에 친절히 응대한 후  김대중은 지팡이를 짚은 채 비오는 잔디밭을 남궁진의 듬직한 우산을 받고 비틀거리며 걸어 나갔다. 웬지 그 뒷모습이 가을비에 겹쳐 애처롭게 보였다. 그에 대한 추도를 이 글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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