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 구르거나 그 밑에서

주장 Behauptung 2024. 3. 14. 05:2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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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유트브에서 '구르는 수레바퀴'(2020)라는 영화에 관한 소개영상을 봤다. 다소 코믹하긴 하지만, 불교 승려들의 일상사에 관해 이런 정도로 리얼하게 그린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한국불교계에서 수도승들의 전승은 가히 변화무쌍한 역사와 무관할 정도로 잘 보존되어온 면모가 있다. 동아시아에 보편적이면서도 특유한 종교문화일 수 있지만, 일단 한국만 놓고 보면 군대적 질서와 사회주의적 생활구조, 달리말해 무위적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은 승려집단의 생활사는 거의 흐트러짐없이 천오백년 이상 이어져 온 것이다.

종교의 색채만 걷어서 오직 승려의 생활사, 삶 자체를 보면 여러가지 귀감이 있다. 어떤 미래적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할까? 정신의 고도화를 놓치 않으면서 현실의 욕망에 끌려 당하기 보다는 타고 넘어가는 기지는 인도인이 추구하던 명상과 유희의 삶에 근접하지 않을까?

노동의 일부는 기계에 맡기더라도 노동에의 참여가 보장되는 일터에서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는 전인의 삶에 '들어오라'라고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유적 인간, 연대를 놓지 않는 인간의 몫이자 의무, 약속,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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