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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Vorstelltung'에 해당되는 글 203건

  1. 2022.11.05 이태원 참사
  2. 2022.09.29 우크라이나 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3. 2022.09.25 AI와 인간노동 2
  4. 2022.09.18 반도체와 노가다 : 건설노동의 미래는?
  5. 2022.09.06 평택 반도체 현장 단상

이태원 참사

단상 Vorstelltung 2022. 11. 5. 21:3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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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구촌 저편의 전쟁만큼 참혹하지만 어이없는 참사가 서울, 그것도 대통령실이 이전한 용산구의 이태원 할로윈 행사에서 벌어진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그 사이 사망자는 늘어났고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애시당초 발렌타인 데이니 핼로윈 데이니 하는 신종 외래 행사에 주최라는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하다못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무슨 따위의 주최가 있겠는가? 하지만 서울의 한 거리에서 마치 집단 총격전이 벌어진 것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는가.

사실 나도 지난 일요일 오전, 처음 보도를 접하고 느낀 생각은 '통제되지 않는 밀집군중'으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이었다. 특히나 이태원이란 동네의 특수성, 그러니까 기지촌이란 역사적 배경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왕래함에 따라 한국 안의 한국 밖 분위기가 팽배하며 그에 따라 정말 한국의 다른 어떤 곳보다 마약이 더 성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도에 나온 것처럼 압사 사고가 나는 현장에서 춤판이 벌어지거나 압사를 부추기는 듯한 밀침 등의 괴현상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연장에서 이번 사고를 '철 모르는 청춘들'의 무질서와 결합된 불의의 사고로 보는 시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매일 매일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은 이것이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전반적인 행정의 마비에서 비롯된 참사라는 것이다.

근래 토요일마다 일어나는 현정권에 대한 찬반 집회로 과도한 경찰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인근의 이태원으로 경력을 뺄 수 없는 상황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에 대규모 경력이 오더라도 접근이 어려웠을 뿐더라 이런 압사사고에 전문화되지 않은 경력은 주변 통제 관리에나 적합할 것이다. 무엇보다 참사 4시간 전부터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으며, 관할 경찰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과밀군중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으면서도 대비는 물론 대응도 하지 못한 점은 이번 사고가 인재임에 무게를 싣는다. 더군다나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오는 정부, 지자체, 경찰의 미숙한 대처는 대통령의 욕설파문과 흡사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깨끗히 사과하면 될 일을 이런 저런 변명의 구조물을 세우다 여론의 눈치에 밀리는 양상이다. 마치 현정권의 사활이 걸린 일인냥 이리저리 세는 말의 구멍을 막는데 분주하지만 이미 독은 깨졌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부재' 따위의 용어나 나열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못하는 현 정권이 앞으로 또 어떤 일로 또 어떻게 대처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참혹한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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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동원에 어려음을 겪는 푸틴의 우크라전 향후 최악의 대응에 따른 시나리오

Ein Szenario nach Putins schlechtesten zukünftigen Reaktionen auf den ukrainischen Krieg, der Schwierigkeiten hat mit der Mobilisierung von Truppen

1.러시아의 국지적 핵도발(키이우 혹은 오데사 등 접경 밖 주요 도시 특정 후 전술핵공격 예고 혹은 이것도 없이 핵도발)
2.3차 세계대전 개시 : 나토의 러시아 침공(추가 해도발 무력화를 위한 전략 폭격기의 러시아 핵시설 타격 및 지상군 진격)
3.1. 2번 성공시 서방은 러시아를 분할 점령 및 통치
3.2. 2번이 장기화되고 러시아의 추가 핵도발시 전세계적 핵재앙
3.2.1. 러시아의 총체적 패망, 서방 및 동맹국 주요 도시 파괴, 히로시마•나가사키•체르노빌•후쿠시마의 원폭참사를 초월하는 인명피해 및 환경재해
3.1.1. 2번의 성공은 러시아내 쿠테타 발생시 희생 최소화
3.1.2. 중국은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전략에 겉으로는 묵인하면서 이를 영토확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음. 러시아내 괴뢰정권 수립의 방식으로.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푸틴의 퇴로를 열어주는 협상이 설득력 있음. 미국 강경파와 젤렌스키의 끊임없는 전쟁책동의 명분은 과거에 있지 미래에 있지 않음. 긴장관계의 완화가 아닌 제거에 승부수를 건다면 향후 전쟁의 양상은 핵전쟁의 연속이며 생활세계는 코로나19같은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노고의 수십배 이상으로 방사능 피폭에 대비하는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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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노동

단상 Vorstelltung 2022. 9. 25. 17:3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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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글에서 나는 '반도체와 노가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반도체'와 '노가다'는 내가 일하는 현장과 밀접히 관련된 용어이기에 이런 제목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이런 반도체 현장이 결국 자동화와 AI 시장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노가다'로 통칭되는 건설노동은 물론 여타의 인간노동 시장을 자동화 기술이 침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목을 달리해 'AI와 인간노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전개해 본다.

얼마 전, AI가 그린 그림이 공모전에 수상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작가가 몇 개의 주제어를 제시하면 그림의 완성은 AI가 담당하는 식이다. 이것은 오래 전 논란이 됐던 조영남의 대작 사건을 연상시킨다. 아이디어는 작가라는 디렉터가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은 그가 고용한 서브디렉터의 일이었다. 이렇듯 AI는 단순노동을 넘어 산업계 전반은 물론 문화 예술계의 실무에도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엄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계와 대화를 하고 있는지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지 구별이 가능한지 묻는 튜링 테스트를 AI 판사가 행한 판결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제소된 사건에 대해 심판을 하는 판사의 존재에 장막을 쳐 놓고 보면, 이 판결이 AI가 한 것인지 휴먼 판사가 한 것인지 구별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에서 도회지의 공작 영애 카린을 연모하는 시골 귀족 레빈이 여름 한 나절, 자신이 고용한 일꾼들과 함께 드넓은 초원에서 고된 풀베기를 하루종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육체적 노동의 희열감은 AI의 전면화로 사라지는 것일까? 이런 희열감은 굳이 노동에서가 아니라 노동 밖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AI로 일자리가 사라져 실업에 처한 사람들에게 AI세로 걷어들인 세금으로 기본소득을 줘야 할까? 아니면 AI로 산업의 재편이 이루어져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날까? 이것은 기능적인 필요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적정한 고용율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필요로 고안될 수도 있다. 기계가 세금을 내지 않는 이상 국가는 세수를 위해서라도 적정한 수탈과 재분배를 하기 때문이다.

잉여를 발생시키는 것은 비대칭적 양상에서 비롯되지만 이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대칭적 양상이다. 주식의 정보 흐름이 비대칭일 때, 예를 들어 특정 주식에 대한 정보가 특정 소수에게만 알려져 있을 때 수익은 이들에게 집중될 수 있지만, 정보가 대칭적이라서 누구나 알 수 있게 된다면 수익은 고르게 분산되거나 실종된다. 루만에 따르면 존재 양상은 비대칭적이지만 논리는 대칭적이다. 논리는 비대칭성을 대칭성으로 무력화시키는 점에서 기계에 가깝다. AI의 시대에 비대칭성을 고수할 수 있는 직업이나 활동은 무엇일까? 그런 것이 있기나 할까? 어려운 숙제지만 또 다른 도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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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단 남성 중 연령층으로 40~50대가 직장이나 자영업에 몸담고 있지 않거나 적정한 소득원이 없는 상태에서 최소한 3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면 근로소득으로 가장 눈에 띄는 일 중 하나는 건설일일 것이다. 일당 용역으로만 쳐도 주 6일 월 26일 만근으로 오로지 일 15만원으로 계산하면 390만원, 세후로 원천징수 3.3% 떼면 377만원이다. 해당 업무에 아무 경력이 없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의 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도 건설노동 외에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힘이 드는 것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건설일은 '노가다'로 천시되는 풍조도 있기 때문에 이 일에 뛰어드는 것이 용이한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 세계일주 여행을 위해서나 학자금을 위해, 또는 시험준비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잠시 힘든 노동으로 목돈을 마련하기에 적합한 일자리로 비춰질 뿐, 건설일에 계속 몸담고 있는 것은 직업적으로 뭔가 불안정해 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아니, 그렇게 보이도록 되어 있다. 더군다나, 웬만한 일반 건설 현장, 특히 아파트 현장 일은 거의 20년 전부터 조선족이나 중국계가 현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국인의 입지가 좁아져 있다. 내 생각으로 이런 틀을 깨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 반도체 현장이라고 본다. 물론 반도체 현장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고, 반도체와 관련한 대내외적 시장상황과 한국 특유의 노동구조적 상황의 기묘한 결합이 그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의 노동구조 상황을 보자.

한국에서 대개의 성인이 공직이든 일반 기업이든 정년에 근접하기 전에 퇴직을 하면 거의 갈 곳이 없다. 코로나 시절처럼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으로 부동산과 주식, 코인으로 돈을 버는 일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은 물론 퇴직자들에게 자본소득을 위한 유력한 경제수단으로 그려졌지만 현재는 그야말로 '쪽박'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런 사람들을 겨냥한 갖가지 마케팅이 SNS에서 횡행하지만, 거의 교육 마케팅에 휘말리는 소비일 뿐 실질적으로 소득으로 이어지는 일은 여의치 않다.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기조와 유럽의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에 강공대응하는 미국의 고금리 정책은 신용이나 자본으로 소득을 창출하려는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실 상식적으로 보면 이것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신용이 실물을 초과할 수 있는가? 분양원가 상으로 2억도 안되는 아파트가 어떻게 10억 이상일 수 있는가?

이렇듯 투자로 제 2의 인생을 위한 수단을 마련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정년 전 퇴직자는 물론 정년 후 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희박하다. 아무리 인구소멸로 젊은 세대가 갈수록 줄어든다고는 하나, 취업시장은 청년층에 비해 퇴직자들에겐 매우 '좁은 문'이고, 그들에게 그나마 접근가능한 일들은 대개 경비와 같은 열악한 노동조건의 일이 대부분이다. 소득과 직결된 전문적 소양을 갖춘 정도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은 희박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반도체 현장이 민간 차원에서 공공근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원청이 이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고, 기술유출을 염두한 내국인 고용과 한국적 노동상황이 이런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건설노동에 아무런 경험이 없더라도, 한국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할 만한 대기업이라는 1군 건설 현장에서 50대에서 50대 후반까지도 결코 적지 않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은 더이상 '노가다'가 아니다. 삶의 절실한 수단을 제공하는 일이 어떻게 하찮게 들리는 '노가다'일 수 있는가?

향후 반도체 시장상황에 따라 현재의 노동상황이 바뀔 여지는 얼마든지 있겠고, 보조자의 역할로 요식업에 파고들고 있는 AI 기술이 건설노동으로 확대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일이 비단 건설노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의사나 판사도 필요없는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이 아닐지도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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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반도체 현장 단상

단상 Vorstelltung 2022. 9. 6. 18:5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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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 겨울부터 평택의 S사 반도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원래 이렇게 오래 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달리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국의 어떤 곳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곳만큼 안정적인 공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 태풍은 이 현장을 잠시 올스톱시켰다). 주 52시간 적용으로 이곳에서 50~60공수가 나오던 시절은 이제 전설이 되버렸지만 여전히 수장(칸막이)과 배관에서는 50공수 이상으로 구인광고를 내곤한다. 40공수만 나와도 사실 많은 것이며, 이 정도 공수면 기공이라면 월 700~800 , 조공이라면 월 500~600 정도를 번다. 40공수 이상이 나오려면 철야 8시간이나, 조출에 연장까지 혹은 주간에 야간까지 해서 중간 휴게시간 2시간을 빼고 하루 14시간의 노동을 일주일에 5일은 해야 한다(하루 2공수). 심지어 배관에서는 16시간으로 2.5공수를 광고하기도 한다. 일과 현장에 익숙해지면 적응할 수도 있지만, 20~30대 연령층이라면 모를까 40~50대 이상으로 건설현장에 처음 오는 분들이나 이 현장에 오래된 분들에게도 40공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노동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 하루 2공수를 위해 14시간을 일한다는 것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온전히 하루의 모든 시간을 수만명이 우글거리는 이 현장에 투여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이천 현장에서 알게 된 한 지인과 서정리에서 술을 마시며 이런 대화를 했다. 유럽의 전쟁 여파로 반도체 수요도 예전같지 않은데 여전히 평택 현장에서 공수가 많이 나오는 것이 현장 인력들에게 꼭 좋은 일이 아닌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장시간 노동에 투입시켜서 공기를 단축시킬 수록, 그만큼 이곳의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는 나의 주장에 그는 현재 공사가 시작된 P4에 이어 앞으로 P5, P6도 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 P3는 1년 정도 남았고 P4는 앞으로 짧게는 2년 정도로 봤을 때, P5의 착공 여부에 따라 평택이 지금처럼 향후 5~6년까지 건설노동의 블랙홀로 일용노동자들의 메카자리를 유지할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물론 공사가 끝난다고 해도 개보수 공사는 이어진다. 아직까지도 기흥과 화성의 S사 현장에서 꾸준히 구인이 일어날 정도로 건설인력을 투입시키는 협력업체들이 그곳에 상주해 있다. 예를 들어 전기의 경우, 펩이나 154에서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새로운 장비가 들어오면 전선을 새로 까는 식의 일들이 즐비해 있다. 하지만 이런 개보수는 평택의 신축현장만큼 많은 공수가 나오지 않는 점에서 일반공사 현장과 다를 바 없다. 단, 작업승인서류 대기 때문에 일반 현장 보다 실제 노동시간이 적긴 하다.

평택은 체불걱정이 없는데다 잔업 때문에 온다고 하지만 이 잔업이 얼마나 갈 것인가? 물 들어올 때 배 띄운다고는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좀더 멀리 보는 시각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꾸준히 더 많은 일이 필요한 분들의 절실함을 외면할 수 없지만, 주 4일 근무와 워라밸을 노래하는 시대에 밤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긴 일과는 동시대의 어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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