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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타이런'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05.20 복합 장르
  2. 2011.05.15 반유대주의의 함정
  3. 2011.05.10 이 작가

복합 장르

문학 Literatur 2011. 5. 20. 17:0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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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런의 『소피의 선택』은 복합 장르의 성격을 보인다. 자전적 소설의 성격과 아울러 아우슈비츠를 개인사와 연관시켜 정면으로 다루는 역사다큐 소설의 성격, 미국의 인종갈등, 포르노성 로맨스, 편집성 정신분열증의 문제 등이 어우러져 있다. 274-277면에 나오는, 사령관사에서 소피의 마지막 밤의 꿈(발트해 해변가 예배당에서, 예전에 크라쿠프에서 아버지와 만난 적이 있던 독일 사업가 발터 뒤르펠트로 보이는 중년 남자와의 성애)은 이 소설의 불행한 주인공인 소피의 내면을 극단적으로 상징화시키는 대목이다.  

비르케나우 수용소에 수감된 반다가 수용소 사령관 헤스의 관사로 가게된 소피에게 첩자역할을 요구하며 하는 말 중에서.

"소피, 당신이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에게 알려 줘야 해. 아주 중요한 일이야. 경비병들의 교대 시간, 정책의 변화, 친위대 고위 장교들의 이동 상황 등 어떤 것이라도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정보가 될 거야. 수용소의 운영에 관한 어떤 내용이라도 좋아. 그놈들의 더러운 선전 선동에 관한 어떤 소식이라도 좋아. 이 지옥에서 우리에게 남은 거라고는 사기밖에 없어."

윌리엄 스타이런 William Styron, 『소피의 선택』2 Sophie's Choice(1979) 한정아 역(민음사, 2008, 1판 1쇄), 254면.

또다시  '텡페트'에 걸려 광기어린 결별을 소피에게 선언했던 네이선이 또다시 소피와 스팅고에 돌아온 후, 네이선에 대해 보이는 스팅고의 반응. 그러나 이후 스팅고는 네이선 랜다우의 형 래리 랜다우로부터 네이선의 과거와 증세를 듣게 된다.

"내 반응이 지나치게 감상적이기는 했지만, 그의 악마적인 측면은-때때로 그를 사로잡아 버리는 하이드 씨의 성격은-그의 낯선 천재성에 필수적이고 흥미로운 부분으로 보였다."

상동, 3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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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의 함정

문학 Literatur 2011. 5. 15. 23:1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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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문장 성격은 J.D. 샐린저인데 문제의식은 조지 오웰에 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구절.

"리처드 루벤스타인은 『역사의 간계』라는 매력적인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수용소가 현실적으로는 새로은 형태의 인간 사회였다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사실에 주목하는 윤리적학자나 종교 사상가는 거의 없었다" 미국인 종교학 교수...ㅣ 아렌트의 논문 내용을 확장하여 루벤스타인이 언급하고 있는, 나치에 의해 발전된 새로운 형태의 인간 사회는 "완전한 지배의 사회"로, 서구 열강에 존재했던 사유 노예제에서 진화하여 혁신적인 개념-인간 생명의 단순하고 절대적인 소모 가능성에 바탕을 둔 개념-덕분에 아우슈비츠에 와서 신성시되기까지 한 것으로...

윌리엄 스타이런 William Styron, 『소피의 선택』1 Sophie's Choice(1979) 한정아 역(민음사, 2008, 1판 1쇄), 419-420면.

"국가사회주의가 발전하면서 나치에게 남아 있던 인간에 대한 경외심과 신앙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루벤스타인이 지적하는 것처럼 나치는 인간 생명에 관해 남이 있던 인도적인 감정을ㅣ 완전히 제거해 버린 최초의 노예 소유자들이었고, "인간을 자신들의 명령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기계로, 심지어 무덤을 파고 들어가 누워 총알을 맞으라는 명령을 받는다고 해도 그대로 복종하는 기계로 바꾸어 버린"사람들이었다."

상동, 420-421.

"루벤스타인은 이렇게 결론은 내리고 있다. "강제 수용소는 대량 학살자으로서의 역할만을 했을 때 인간의 미래에 끼쳤을 위험보다 훨씬 더 크고 영속적인 위협이 되었다. 대량 학살을 위한 수용소는 시체만을 만들어 내겠지만, 완전한 지배의 사회는 살이 있지만 죽은 자들의 세상을 만들어 낸다......"

상동, 4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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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문학 Literatur 2011. 5. 10. 09:0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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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제롬 데이빗 샐린져 이후 이런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게 오히려 무밭에서 금광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5개월만에 맥그로힐 출판사를 퇴사하는 부편집자 스팅고에게 전 상관이자 편집자이던 파렐이 하는 말] 여기에 오 년만 있으면 회사의 충실한 하인이 되지. 십 년쯤 되면 화석이 되는 거야. 삼십 대에 벌써 돌처럼 굳어져 버려 아 ㅣ 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된단 말야. 자네가 그만큼 있으면 틀림없이 맥그로힐이 그렇게 만들고 만다고."

윌리엄 스타이런 William Styron, 『소피의 선택』1 Sophie's Choice(1979) 한정아 역(민음사, 2008, 1판 1쇄), 43-44면.

[파렐이 2차 대전에 해병으로 참전해 오키나와에서 숨진 아들 얘기를, 역시 동일한 전선에서 있었던 스팅고에게 들려주며 인용한 시]
"인간이 존중하는 모든 것은
 한순간이나 하루를 견뎌 낸다......
 전령의 외침과 군인의 발걸음이
 그의 영광과 힘을 소진시킨다.
 밤을 밝히는 불빛은 모두
 인간의 붉은 심장이 밝힌 것이다.
 (예이츠의 시집 『탑』에 수록된 시의 일부-옮긴이)

그러더니 그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자네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글에 담아 봐."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어가, 내 삶에서 영원히 퇴장해 버렸다."

상동, 50-51. 

또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번역. 원문을 안봐서 섣불리 단정할 수 없지만, 이 책은 이제까지 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번역서 중에서  도정일의 『동물동장』과 더불어 가장 매끈하고 감각적인 번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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