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

문학 Literatur 2011. 5. 10. 09:0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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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제롬 데이빗 샐린져 이후 이런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게 오히려 무밭에서 금광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5개월만에 맥그로힐 출판사를 퇴사하는 부편집자 스팅고에게 전 상관이자 편집자이던 파렐이 하는 말] 여기에 오 년만 있으면 회사의 충실한 하인이 되지. 십 년쯤 되면 화석이 되는 거야. 삼십 대에 벌써 돌처럼 굳어져 버려 아 ㅣ 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된단 말야. 자네가 그만큼 있으면 틀림없이 맥그로힐이 그렇게 만들고 만다고."

윌리엄 스타이런 William Styron, 『소피의 선택』1 Sophie's Choice(1979) 한정아 역(민음사, 2008, 1판 1쇄), 43-44면.

[파렐이 2차 대전에 해병으로 참전해 오키나와에서 숨진 아들 얘기를, 역시 동일한 전선에서 있었던 스팅고에게 들려주며 인용한 시]
"인간이 존중하는 모든 것은
 한순간이나 하루를 견뎌 낸다......
 전령의 외침과 군인의 발걸음이
 그의 영광과 힘을 소진시킨다.
 밤을 밝히는 불빛은 모두
 인간의 붉은 심장이 밝힌 것이다.
 (예이츠의 시집 『탑』에 수록된 시의 일부-옮긴이)

그러더니 그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자네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글에 담아 봐."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어가, 내 삶에서 영원히 퇴장해 버렸다."

상동, 50-51. 

또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번역. 원문을 안봐서 섣불리 단정할 수 없지만, 이 책은 이제까지 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번역서 중에서  도정일의 『동물동장』과 더불어 가장 매끈하고 감각적인 번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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