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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Behauptung'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09.11.26 정권과 생활세계
  2. 2009.09.09 엑소더스
  3. 2009.09.03 대운하 정부 2
  4. 2009.02.14 독서노트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5. 2008.11.14 수능 이후 한 사회적 상상

정권과 생활세계

주장 Behauptung 2009. 11. 26. 14:3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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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거의 무감각해져 있는데, 어제 저출산대책으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자는 정부안을 보고 어떤 위협을 느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학교에 보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사회에 진출하는게 경제적으로 유용하다는 천박한 논리에, 마치 국민을 가축처럼 사육시키려는 노골적 의도가 드러난다. 닭은 2개월 내, 돼지는 6개월 내, 소는 2년 내에 도살처분 하듯이 국민도 한 살이라도 빨리 학교를 마쳐 빨리 돈벌이 전선에 투입하라는 것인가? 당장 그 시행방안과 유효성도 의문투성이지만 이런 생각으로 정책을 내놓는 그 무식함이 두렵다. 정부재원을 강바닥에 쏫아 붇고 모자라는 교육예산을 이런 방안으로 마련하자는 제안에는 웃음만 나온다. 아이들을 일년 빨리 사회에 몰아넣음으로써 교육비를 절감한다는 발상은 서머타임과 마찬가지다. 아감벤은 주권이란 벌거벗은 생명을 합법과 불법의 틀내에서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신체, 그것도 어린 아이의 신체가 생체통제권력의 대상이 된 시대이다. 

반생태적 4대강 사업을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하고 정권 유지를 위해 방송을 사유화시키는, 가진건 물리력밖에 없는  이 무지막지한 정권에게 어떤 심판이 기다릴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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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주장 Behauptung 2009. 9. 9. 10:36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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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먹고 살기의 근간인 집문제가 매주 중요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가족과 살면서 노숙하며 먹고 잘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으로 재미보는게 아주 요긴한 즐겨 사업으로 되버린 거죠. 수도권의 땅과 아파트에 꽁꽁  묶여 있는 700조 가량의 돈이 노무현 정권의 수도이전 시도처럼 위태로울 위기에 처해 진다면, 신용과 결탁된 자본은 격렬한 저항을 일으키죠. 버블을 마치 생존권처럼 꼭 틀어쥐고 있는 수도권의 인구압이 지속되는 한, 먹고살기의 문제는 여전히 팍팍한 반도일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한 상상적 해결은 수도권 인구 이탈이라고 봅니다. 엄청난 규모의 인구가 수도권을 벗어나 전국의 주요 도심에 분산된다면 버블은 시든 잎처럼 쭈그러 들겁니다. 그야말로 엑소더스가 일어나지 않는 한, 수도권 서민의 삶은 여전히 버블에 짓눌리고 말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으로 구획된 봉건시대도 아니고, 교통과 정보가 고속으로 소통되는 시대인데 수도권 집중은 기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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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정부

주장 Behauptung 2009. 9. 3. 09:1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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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명박 정부에겐 대운하 정부라는 명칭이 가장 적절하다. 대통령의 머리속에서 비롯된 정권의 기조가 운하에 맞춰져 있고, 지방자치단체도 여기에 어쩔 수 없이 장단을 맞추고 있다. 당장 내년에 투입될 4대강 정비 예산 8조는 그 시발탄이다. 국가예산의 약 3%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강바닥을 파헤치는데 들어간다. 오죽하면 4대강 예산때문에 예산삭감에 불안을 느낀 국방장관까지 청와대에 쓴소리를 퍼부었을까. 

형님이 일을 크게 벌릴테니 맡동생은 뒷수습한다는 식으로, 대통령은 4대강 정비라는 70년대식 명칭으로 대운하 구상을 밀어 붙이고, 서울시장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화답한다. 이렇게 사이좋은 형제지간이 있을까. 이미 5,000톤급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한강교각사이(견강장)를 넓히기 위해 양화대교의 개축공사가 들어가 있다. 또한, 현재 300톤급 유람선만이 한강을 다닐 수 있으므로, 그 10배를 넘는 5,000톤급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선 강바닥을 6.3미터 파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강 밑을 달리는 지하철 5호선 구간은 어떻게 될까. 수심 1미터도 될까 말까한 중랑천도 파헤쳐 유람선을 띄울 구상인데 5호선의 한강밑 구간 변경 공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머리속에 역사에 물리적으로 각인될 대역공사로 가득찬 정권에 표를 준 것이 국민의 실수라고 해도 그냥 덮어두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지는 않은가. 나찌정권을 탄생시킨 것이 독일국민의 형이상적 책임이듯이, 대운하 정권을 탄생시킨 것도 국민의 책임으로 돌려질 날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개인적 위험에 다가설 수 있는 광우병의 위협에 촛불을 든 국민들이, 운하 프로젝트로 집값 상승이 기대되어 지켜보자는 식으로 나가는 것은 음울한 코메디다.

강에 배를 띄어 용산에서 중국을 간다는게 나쁜 발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지금처럼 300톤 급 규모의 유람선을 인천하구까지 띄우고, 거기서 배를 갈아 타 중국으로 가면 되지 않는가.왜 용산에서 중국까지 뱃길로 가기 위해 멀쩡한 아파트 단지를 부쉬고(용산운하터미널공사), 강바닥을 파헤치고, 철새 도래지와 같은 환경을 파괴하며, 멀쩡한 다리를 재건축해야 하는가.  

뼈속까지 몰상식한 정권이 국토를 토목사업으로 절단내고 있다. 용산에 가해진 동일한 국가폭력이 국토를 유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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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책이 결국 목숨을 내놓은 격렬한 쟁투로 피어오르는 화염의 현장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용산참사의 현장에서 멍든 가슴에 충격을 받은 노년의 작가가 절규하고 있다. 군사독재의 산업화시기에 빼앗길 대로 빼앗겨 숨 쉴 지느러미와 퀭한 눈망울만 가진 채 가시밖에 없는 몸뚱아리로 연명하다 절명한 이들의 비참함이 한 세대를 건너 뛰어 다시 전해지고 있다. 비참함은 세대를 넘었지만 굴뚝 위에 올라가 목숨을 던지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한 세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 오고 있다. 그 작은 공은 난장이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이상이었다. 이런 소망을 담은 공은 대기권을 벗어나기는커녕 쏘아 올리자마자 난장이와 함께 굴뚝 속으로 수직 낙하할 운명을 타고난 것인가? 그래서 한줌의 재만 남기고 뭉클한 연기로만 지상을 벗어나는 것인가? 굴뚝의 공이 그렇게도 쏘아올리기 힘든 공인가?  왜 소박한 이상들은 도대체 현실능력이 마비된 공상으로 치부되는가? 왜 소박한 꿈을 꾸는 이들은 외계인으로 몰리는가? 이것은 한 사회의 물적이고 지적인 수준 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양심을 드러낸다. 세대를 넘어 공명될 수 밖에 없는 이 책의 불편함이 미래의 어느 시절 미개한 시기에 관한 르뽀로 전락할 날을 만들기 위해 투사(投射)는 계속 되야 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 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 줄 사람이었다. (70)


햄릿을 읽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교육받은) 사람들이 이웃집에서 받고 있는 인간적 절망에 대해 눈물짓는 능력은 마비당하고, 또 상실당한 것은 아닐까?(85)


독일 하스트로 호수 근처에 있다는 릴리푸트 읍 이야기...독자적인 마을을 열망한 작은 힘들이 난장이 마을을 세웠다.(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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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 한 사회적 상상

주장 Behauptung 2008. 11. 14. 11:4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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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초등학교처럼, 중학교 고등학교도 다채로운 심성학습과 더불어 토론식의 자유로운 수업방식을 채택한다면 좋겠다고. 물론 이런 탈바꿈을 위한 전제는 입시제도의 전면적 개혁입니다. 입시제도의 개혁없이는 학교는 졸업장만 발부하는 인증기관이란 기능과 친구들을 사귀기 위한 만남의 장소(고속도로도 아닌데..) 외에 아무것도 아닌 인간 황폐화의 현장일 뿐입니다.

그러나 입시제도의 개혁을 위한 대전제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대학을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88만원 세대가 보여주는 것은 취업을 위해 대학을 간다는 것이 더이상 의미없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이상 기업과 공공기관, 각종 사회단체는 신규채용과 인사고과에서 학력조항을 무력화시켜야 합니다. 불필요하게 증가한 대학들이 무더기로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며 대학을 나와야만 사람대접 받는다는 인식의 관성을 깨기위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가 필요합니다. 

대학은 정말 필요한 사람만 가게 되고,  그 시기도 인생의 특정시기가 아니라 소년에서 노인까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대학을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은 개인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교도서에서도 수감자 교육을 강화시키는데, 납세의 의무까지 지는 시민에게 대학교육 현장을 개방하는 것이 과연 어려운 일일까요? 지옥으로 된 이 땅이 연옥으로 될 한 방안은, 대학이 자유인을 양성한다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이런 구도에서 저는 9-3의 학제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결합해 9년제로 운영하고, 나머지 3년은 그야말로 고등교육의 기간으로서 특성화된 교육 내지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모델은 독일과 프랑스와 비슷합니다만,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이 단절된 이곳의 교육풍토에서 그 연속성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할 만한 학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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