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과 생활세계

주장 Behauptung 2009. 11. 26. 14:3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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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거의 무감각해져 있는데, 어제 저출산대책으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자는 정부안을 보고 어떤 위협을 느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학교에 보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사회에 진출하는게 경제적으로 유용하다는 천박한 논리에, 마치 국민을 가축처럼 사육시키려는 노골적 의도가 드러난다. 닭은 2개월 내, 돼지는 6개월 내, 소는 2년 내에 도살처분 하듯이 국민도 한 살이라도 빨리 학교를 마쳐 빨리 돈벌이 전선에 투입하라는 것인가? 당장 그 시행방안과 유효성도 의문투성이지만 이런 생각으로 정책을 내놓는 그 무식함이 두렵다. 정부재원을 강바닥에 쏫아 붇고 모자라는 교육예산을 이런 방안으로 마련하자는 제안에는 웃음만 나온다. 아이들을 일년 빨리 사회에 몰아넣음으로써 교육비를 절감한다는 발상은 서머타임과 마찬가지다. 아감벤은 주권이란 벌거벗은 생명을 합법과 불법의 틀내에서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신체, 그것도 어린 아이의 신체가 생체통제권력의 대상이 된 시대이다. 

반생태적 4대강 사업을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하고 정권 유지를 위해 방송을 사유화시키는, 가진건 물리력밖에 없는  이 무지막지한 정권에게 어떤 심판이 기다릴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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