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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스페인에서 일어난 좌파 세력간의 분열은 해방 후 북조선에서 일어난 강권 통치체제의 성립과정과 유사한 점이 있다. 이것은 20세기 전반부, 코멘테른의 지도를 받아  공산화로 치달은 전세계 절반의 국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거기엔 뚜렷한 차이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 북조선에서 스페인에서 일어났던 것 같은 혼란과 갈등은 매우 짧은 시기에 정리됐다. 월남의 공산화는 중국을 비롯한 강력한 외세를 저지하고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편, 파시스트를 막다가 강압통치를 불러 오는 악순환에 대한 오웰의 예견은 예리하다.  

"평생 사회주의에 헌신해 온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조금이라도 더 쌓이게 되면, 통일노동자당에 대한 혐의처럼 날조된 혐의들이 조금이라도 더 쌓이게 되면, 그 분열은 치유 불가능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유일한 희망은 정치적 논쟁을 철저한 논의가 가능할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공산주의자들과 그들보다 더 좌익인-또는 그렇다고 주장하는-사람들 사이에는 정말로 큰 차이가 있다. 공산주의자들은 자본가 계급 일부와 동맹(인민전선)을 맺음으로써 파시즘을 물리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반대자들은 이런 공작이 파시즘의 새로운 온상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여기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우리는 몇 백 년 동안 반(半)노예 상태로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로츠키-파시스트!>라는 고함 외에 아무런 주장도 나오지 않는다면, 논의는 시작도 할 수 없 ㅣ 다...[이는] 진지한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유일한 목적일 것이다. 그것은 마치 체스를 두다가 상대가 방화나 중혼죄를 지었다고 갑자기 악을 써대는 것과 같다."

『카탈로니아 찬가』 230-231.

"사실 모든 전쟁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차 타락해 간다. 개인적 자유나 진실한 언론 보도는 군사적 효율성과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동, 232.

"어디든 전선 가까운 곳에만 가면 전반적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니 신기한 일이었다. 정당간의 악의에 찬 증오심은 모두, 혹은 거의 사라져버렸다."

상동, 259.

"며칠 동안 후방의 신문에서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전사한 사람도 꽤 많을 것이다. 이런 일은 용서하기가 힘들다. 나도 전투하는 부대에게 나쁜 소식을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임은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을 전투에 내보내 놓고는 등뒤에서 그들의 당을 불법화하고, 지도자들을 반역자라고 비난하며, 그들의 친구와 친척들을 투옥했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상동,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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