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의 질서

문학 Literatur 2011. 6. 13. 16:0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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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의 사촌인 벨레로폰의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구절.

"나는 목소리들로 가득 차 있어. 모두 내 목소리인데, 어느 것도 내가 아냐. 말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예전처럼 확실하게 단언할 수가 없어. 모호해지거나 어려워지는 건 내가 바라는 바가 아냐. 나는 영감을 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즐겁게는 해 주고 싶었어. 하지만 사람들은 광기에 덧씌워진 질서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고나 할까. 때때로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내려다보면 미로 같은 늪 길도 구도가 분명해 보여. 물이 어떻게 흐르고 왜 흐르는지, 그리고 어떤 짐을 지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지. 하지만 지상으로 내려와 늪 사이로 들어가면 수렁에 처박히게 돼."
 
존 바스, 『키메라』, <벨레로포니아드> 2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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