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7 : 멜러 드라마

책들 Bücher 2017. 6. 9. 06:5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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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와 전쟁에 관한 얘기로 흐르던 소설의 흐름은 볼콘스키와 나타샤의 약혼을 기점으로 멜러 드라마로 나아간다. 그 중간에 잠시 무위의 삶의 방식을 군대와 연결짓는 서술은 매우 그럴듯하다. 지구상에 원시적 무위의 흔적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집단을 톨스토이는 군대로 본다. 군대는 전쟁과 훈련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로스토프 백작의 혼란한 경영으로 엉망이 된 집안의 재정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잠시 군에서 집으로 돌아온 니콜라이는 집사 미텐카를 호되게 다루지만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아예 집에서 장기 체류한다. 사냥을 하면서  영지 근방의 시골정취에 깊은 감흥을 받은 니콜라이는 크리스마스 밤의 가면 놀이를 통해 잊혀졌던 소냐와의 굳건한 관계를 회복시키지만, 부유한 집안의 딸에게 아들을 장가보냄으로써 기울어진 집안의 재정을 바로 세우려던 로스토프 백작 부부는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된다. 안드레이의 공작의 명령적인 권유로 약혼 후 유럽여행을 떠난 볼콘스키를 그리워하며 나타샤는 조바심이 난다. 보리스는 여전히 부유한 집안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전전하다 쥴리와 마리야 사이에서 고심한다. 전쟁으로 오빠들을 모두 잃은 쥴리 카라긴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되어 있으며, 볼콘스키와 마리야의 아버지 안드레이 공작은 예카테리나 대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적인 귀족으로 역시 막대한 영지를 보유한 러시아의 강성한 토호다. 이렇듯 청춘들은 짝을 그리며 애타는 시절을 보내는 사이에 프랑스와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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