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급박한 전환

문학 Literatur 2010. 4. 11. 16:0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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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두 사람[스트릭랜드와 캡틴 니콜스]은 마르세유에서 넉 달 가량을 같이 어울려 살았던 모양이다. 그 생활에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스릴 있는 사건이 터지는 모험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하루가 하룻밤 잠자리와 고통스러운 허기를 면할 음식을 얻는 일로 다 가고 말았기 때문이다."

『달과 6펜스』, p.235.

"격세유전(隔世遺傳)으로 내려온 어떤 뿌리 깊은 본능이 이 방랑자[스트릭랜드]를 자꾸 충동질하여 그네의 조상이 역사의 저 희미한 여명기에 떠났던 그 땅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다가 때로 어떤 사람은 정말 신비스럽게도 바로 여기가 내가 살 곳이라 느껴지는 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그곳이 바로 그처럼 애타게 찾아 헤맸던 고향인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그들이 죄다 태어날 때부터 낯익었던 풍경과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정착하고 만다. 마침내 그는 이곳[남태평양 타히티의 숲속]에서 휴식을 발견하는 것이다."

상동, p.254.

"다른 길의 삶에서 더욱 강렬한 의미를 발견하고, 반 시간의 숙고 끝에 출세가 보장된 길을 내동댕이치자면 아무래도 적지않은 인격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대가 그 갑작스러운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더더욱 큰 인격이 필요할 것이다...정말 아브라함[화자의 촉망받던 의대 동기생]이 인생을 망쳐놓고 말았을까?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 ㅣ 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상동, p.25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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