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재난

단상 Vorstelltung 2014. 4. 17. 17:36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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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를 보며 조셉 콘래드의 소설 <로드 짐>이 떠오른다. 이민족을 가득 실은 화물선 파트나 호가 좌초 일보 직전에 몰리자 선장과 선원들은 이 승객들과 배를 버리고 도망친다. 진도의 재난이 이 소설의 불길함을 닮아가는 것일까. 구조선들이 이미 도착한 1시간 동안 승객들에게 선실에 머물도록 5차례 이상 방송하고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 일부가 먼저 배를 빠져 나갔다는 보도는 불길함을 더해간다. 소설에서 버려진 승객들은 다행히 배가 침몰하지 않아서 인근을 지나던 프랑스 군함에 의해 구조된다. 지하세계 또는 요나를 삼킨 물고기 뱃속의 의미를 지닌  히브리어 '스올'을 연상시키는 저 배의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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