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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학기 고대문화 연속서평              

Pre-Capital : 마르크스의 근대 경제사 비판의 원천 탐사2

『세속의 철학자들』: 마르크스의 전후 세대들

 

구일섭


순서

1.도입부

2.낙원의 붕괴

3.국가의 개입

4.다시 고전파에로

5.책을 덮기 전에


1.도입부


먼저 글을 시작하기 전에 양해를 구한다. 전달에 나는 Pre-Capital이라는 구도로 경제사에서 『자본론』이전의 주요 문헌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때 글을 쓰면서 나는 아직 로버트 하일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들 :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의 생애와 사상』을 읽지 않은 상태였다. 현재 이 책을 다 읽은 상태에서 예전에 밝힌 대로, 이 책에 근거해『자본론』이전의 주요 경제사상의 흐름만을 파악하려 한다면-물론 이 작업만도 어마어마한 작업이지만-11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단 3개 장만 다루는 결과가 되고 만다. 이 글의 성격이 논문이 아니라 책에 대한 소개와 비평을 담는 서평이라는 엄밀한 규정이 유효하다면, 단 3개 장만 다루는 것은 스스로 불충분한 서평을 만드는 꼴이 된다. 이런 일은 미리 책을 읽지 않은 불찰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전달에 밝힌 데로 일종의 동시진행형 서평의 취지에서는 크게 위배되지는 않은 셈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당신’의 답신이 없는 상태에서 동시진행이 되고 있는지 나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일단 이 책 전체를 서평으로 다룬다는 방침을 세우고 글을 전개할 것이고, 이런 전개로 당초 의도한 Pre-Capital을 넘어서 Post-Capital로까지 치닫는 모험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서평에 충실하고 싶은 필자의 바람임을 인지해 주시고, 너른 양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  


2.낙원의 붕괴


아담 스미스를 다룬 전 달의 글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경제학의 아버지인 스미스를 애증의 관계로 몰고가는 후예들을 이번 달에 만나보자고 했었다. 왜 애증인가? 한편으로 스미스는 물질적 생활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경제학을 역사의 궤도에 올린 점에서 그 후예들에게 강력한 귀감의 원천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스미스가 낙관적으로 그렸던 장미빛 시장질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후예들의 예리한 비판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맬서스는 식량생산을 초과하는 과도한 인구문제로, 리카도는 지주계급만 배불리는 왜곡된 경제성장의 문제로, 밀을 비롯한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증대하는 인민의 빈곤과 무지의 문제로, 마르크스는 인민의 빈곤에 더해 자본주의의 붕괴가능성의 예측으로, 베블린은 경제 과정을 일종의 약탈적 투기로 그리는 외계인적 관찰로, 스미스가 찬란하게 그렸던 자연적 성장의 시장 질서를 궁지에 몰아 넣었다. 분업의 방식으로 인류가 전에 없던 풍요를 골고루 누리는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국부론』의 아름다운 소묘를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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