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평

문학 Literatur 2010. 4. 20. 18:0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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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미술공부한지 2년 된 패니 프라이스에게 프와네 선생이 쏟아낸 악평. 이런 악평을 듣고도 '화가로 먹고 살' 작정을 하는 프라이스의 기개 하나는 배울만 하다. 그러나 예술 뿐만 아니라 빵에도 굶주렸던 프라이스가 삶의 벼랑끝까지 갔을 때,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 자네는 내가 무슨 말을 해주길 바라나?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해 주길 바라나? 그런데 그렇지 않아. 잘 그렸다고 말해 주길 바라나? 못 그렸어. 장점이 있다고 말해 주길 바라나?  없어. 어디가 잘못됐는지 지적해 주길 바라나? 다 잘못되었어. 이 그림을 어떻게 하라고 말해 주길 바라나? 찢어버려. 자 이제 됐나?"

『인간의 굴레에서』, p.328.

괴짜 선생인 크론쇼가 필립에게 하는 설교.

"자네도 나이가 들면 알게 될 거야. 세상을 살 만한 장소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일은 인간의 불가피한 이기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것을. 자넨 타인에게 이기적이 아니기를 요구하는데 그건 자네의 욕망을 위해 타인더러 자신의 욕망을 희생하라고 하는 모순된 주장이야. 타인이 왜 그래야 하나. 모든 개인이 세상에 살면서 자기자신을 위한다는 사실을 자네가 받아들여야 자넨 다른 사람들에게 덜 요구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덜 실망할 거고, 다른 사람들을 더 자비롭게 바라볼 수 있어. 사람은 인생에서 단 한 가지를 추구하지. 그건 자기 자신의 쾌락이야."

상동,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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