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거처

단상 Vorstelltung 2017. 6. 26. 08:5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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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핸드폰 유트브에 피드되는 정치 객담을 들춰보다가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청문회 방송을 봤다. 작년 MS 오피스로 한창 떳던 강남의 자유 의원이 역시 황당한 질의 공세를 하는 중 장관예정자의 별장을 걸고 넘어졌다. 결과적으로 이 별장이란 평당 만원하는 시골의 농가에 불과했다. 숨가뿐 정치인의 일정 속에서 글 한줄이라도 쓸려면 자신만의 공간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필요하다는 호소를 보면서 그럴꺼면 뭐하러 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도 들지만, 시인의 업보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창작의 순간이란 떠들썩한 소요 이후의 고독속에서, 횔덜린의 표현대로 하자면 '고독에 찢긴 돛대' entlaubten Mast  아래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돛대는 그 허름한 흙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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