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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이 이틀 지났지만 그 위력의 자취는 여전한가 보다. Peter Handke(1942~)의 문장은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긴 해도, 서늘한 서술에 감싸인 자귀에 희미하게 번뜩이는 섬광도 있다.
뒤늦은 독서
"지금까지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 다소 신경질적이었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를 짜증나게 했다. 이제 그녀는 독서하고 토론하는 데 열중했다가 돌연 새로운 자의식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고 대화도 하니까 난 다시 젊어지는 것 같구나.>ㅣ
물론 그녀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과거의 이야기로 읽었을 뿐이었고 결코 미래를 향한 꿈으로 읽지는 않았다. 그녀는 책 속에서 자기가 놓아버렸고 이제는 결코 만회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했다. 그녀는 일찌감치 미래에 대한 어떤 생각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제2의 청춘이란 자기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문학은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하도록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페터 한트케, 『소망없는 불행』 Wunschloses Unglück 윤용호 역(민음사, 2008), p.57-58.
"매일 죽도록 해봐야 자기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일에 지쳐 그는 병들고 쇠약해졌다. 조는 듯하다가도 깨어나서 정말로 외로왔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부재중일 때에만 그 외로움에 답할 수 있었다."
상동, 60.
정치가의 본질
"정치가들은 다른 세계에 살았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질문을 해도 그들은 대답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할 뿐이었다. <아무튼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선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정치에 관련된 것뿐이었다. 다른 것은 혼자 힘으로 해결하거나 신(神)에게 맡겨야 했다. 어떤 정치가가 정말 누군가에게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면 그 사람은 이내 움츠러들 것이다. 그건 아첨에 지나지 않는 것일 테니까."
상동, 61.
뒤늦은 독서
"지금까지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 다소 신경질적이었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를 짜증나게 했다. 이제 그녀는 독서하고 토론하는 데 열중했다가 돌연 새로운 자의식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고 대화도 하니까 난 다시 젊어지는 것 같구나.>ㅣ
물론 그녀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과거의 이야기로 읽었을 뿐이었고 결코 미래를 향한 꿈으로 읽지는 않았다. 그녀는 책 속에서 자기가 놓아버렸고 이제는 결코 만회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했다. 그녀는 일찌감치 미래에 대한 어떤 생각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제2의 청춘이란 자기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문학은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하도록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페터 한트케, 『소망없는 불행』 Wunschloses Unglück 윤용호 역(민음사, 2008), p.57-58.
"매일 죽도록 해봐야 자기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일에 지쳐 그는 병들고 쇠약해졌다. 조는 듯하다가도 깨어나서 정말로 외로왔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부재중일 때에만 그 외로움에 답할 수 있었다."
상동, 60.
정치가의 본질
"정치가들은 다른 세계에 살았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질문을 해도 그들은 대답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할 뿐이었다. <아무튼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선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정치에 관련된 것뿐이었다. 다른 것은 혼자 힘으로 해결하거나 신(神)에게 맡겨야 했다. 어떤 정치가가 정말 누군가에게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면 그 사람은 이내 움츠러들 것이다. 그건 아첨에 지나지 않는 것일 테니까."
상동,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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