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휴가 스케치

여행 Reise 2012. 8. 23. 16:4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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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쓰지 못한 여름 휴가를 이번주 화, 수에 썼다. 거세게 비가 내리던 월요일, 방학동에서 일을 마치고 책읽기모임이 열리는 안양에 가기 위해 4호선을 타고 평촌역까지 갔다.  모임이 열리는 O형의 아파트에 함께 가기 위해 평촌역에서 K를 20분 기다렸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지만 택시를 타보니 걸어갈 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비는 더 거세지고 있었다. 함께 가면서 K에게 지하철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전철에서 내리는데 발 앞에 떨어져 있던 만원 짜리 지페 다발을 그냥 지나쳐 갔다가 되돌아 봤는데, 그걸 잽싸게 줍는 어느 젊은 여성을 목격한 일이다.  K는 왜 그런걸 놓쳤냐고 씁쓸히 웃었다. O형의 집에는 기존 책읽기 모임 회원 4명과 음악동호회 회원 부부, 이렇게 6명이 모였다.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음악,영화,문학에 관한 얘기가 턴테이블의 레코드와 같이 돌았다. 나는 1시를 넘기면서 나 자빠졌고 다음날 여전히 우중충한 날의 아침에 일어나 보니 O형은 일을 나가고 K와 둘이 아이들의 이층 침대에서 각기 일어났다. 아파트를 나와 평촌역 근방에 가서 K와 순대국에 소주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날 밤과 어제 오후,  영화 <은교>와 <추격자>를 봤으며, 집사람과 병원에 다녀 오고 승진 결과에 관한 소식을 들었으며, 아이와 함께 레고 캠핑카를 만들었다. 값진 휴가였다.   

 

 

『토지』18권 중, 김훈장의 손자 범석과 용이의 아들 홍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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