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든 문학

문학 Literatur 2010. 4. 3. 13:13 Posted by 산사람
반응형
『롤리타』를 다 읽었다. 역자의 해설까지 보고 한마디로 느낌을 말한다면 이 소설은 '롤리타'라는 실체없는 환영을 향한 퍼즐놀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말미에 있는 나보코프의 후기를 옮긴다.

"『롤리타』속에는 어떤 도덕적 이끌림이란 게 없다. 내게 픽션은 거칠게 말해 미학적 지복을 주는 한 존재한다. 그건 어떤 의미에서 예술(호기심, 부드러움, 친절, 황홀함)이 기준이 되는 다른 상태들과 어떻게든, 어디서든 연결된다. 그런 책들은 흔치 않다. 그 나머지는 모두 일회적 쓰레기거나 소위 사상을 담은 문학이다. 그런 것은 거대한 회반죽으로 나오는 화제성 쓰레기들로 누군가가 망치를 들고 ㅣ 나타나 발자크나 고리키, 토마스 만에 금을 낼 때까지 조심스례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

『롤리타』, p.428-429.

"어느 나라나, 사회 계급 또는 저자에 관해 알기 위해서 소설을 읽는 것은 유치한 일이다."

상동, p.431.

『롤리타』는 외설시비로 1955년 파리에서 먼저 출판됐고, 미국에서는 1958년 뉴욕에서 출판됐다. 이 소설의 화자는 험버트이면서 나보코프이며, 험버트가 사살한 험버트의 동행범이자 극작가인 퀼티이기도 하다. 이런 영감은 스탠리 큐브릭에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This, I said to myself, was the end of the ingenious play staged for me by Quilty"

상동, p.45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