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와 시계태엽오렌지 외

잡다 Vielerlei 2012. 10. 18. 09:06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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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쉬면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2008)를 봤고,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오렌지』(1962)를 일독했으며,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1961)를 읽기 시작했다. 영화는 도서관 멀티미디어실에서 봤는데, 나는 최근에 개봉된 배트맨 최종편인줄 알고 골랐는데, 이미 몇 년 묵은  두번째 시리즈였다. 예전에 보기는 했지만, 술마시고 졸면서 본 터라 다시 봐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조커의 범죄심리가. 산더미처럼 쌓인 돈에 별 관심이 없이 계획된 구상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데 혈안인 범죄심리가 사회실험용 범죄까지 가는 단계는 경악스럽다(병원과 피난선). 영화는 무장한 경찰이, 범죄자들과 죽음의 게임을 펼치는 일반 시민들보다 더 폭력에 노출되며,  청렴한 검사가 범죄자로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놀란의 배트멘 시리즈가 우파적 정치성향을 보여준다는 글을 어디선가 얼핏 본 적이 있는데, 이 중간편에서는 법의 집행기구가 조커라는 범죄 상황에서 얼마나 사상누각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법치사회에 대한 조롱이 역력히 보인다. 이런 점에서 버지스의 『시계태엽오렌지』는 범죄인의 선택능력까지 박탈한 치안당국의 조건반사적 정신요법(루도비코 요법)을 공격한다. 범죄를 뿌리 뽑으려는 선한 의지가 또다른 악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던져주는 작품들이다. 참고로 작품 발표 후 10년 후에 큐브릭의 영화로 나온 『시계태엽오렌지』에 대해 버지스는 자신의 작품이 영화 보다는 소설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 이 영화는 원작을 일부 첨삭하고 개작한 장면도 있지만(감독의 성향과 제작 환경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비교적 충실히 원작을 옮겨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예전에 본 타코스프스키의 『솔라리스』는 원작의 주요 배경- 두개의 태양을 공전하는 솔라리스

라는 괴행성의 우주정거장-과 중요 사건-레야를 비롯한 방문자들의 출현-을 옮겨 오기는 했지만 비교적 원작을 상당히 빗겨서 각색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돌발적인 러시아 혁명처럼 궤도를 이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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