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들 : 91년도

단상 Vorstelltung 2024. 3. 31. 16:3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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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전기대 시험에 낙방한 후 재수를 하려던 계획을 접고 소도시의 후기대에 입학했다. 1년간 학교를 다니며 무수한 일들을 겪는 가운데 무수히도 재수를 고민했다. 당시 캠퍼스의 운동권은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NL과 PD로 양분되었고 신입생은 선택을 때로는 권유의 방식으로 때로는 반강제의 방식으로 받았다. 그러다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 때 NL진영의 과 선배들이 주도하는 MT에 마지못해 참여하면서 일단 도피해야 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 도피란 군입대를 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수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비록 정치적 지향은 그 선배들과 달랐을지라도 그렇게 도먕친 것이 미안스러운 감과 아울러 그때 학교를 계속 다녔더라면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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