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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Bücher'에 해당되는 글 157건

  1. 2007.05.15 바틀비 이야기
  2. 2007.05.14 석유의 위기, 일상의 위기

바틀비 이야기

책들 Bücher 2007. 5. 15. 17:3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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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으로 잘 알려진 허먼 멜빌의 단편이다. 절판된 책인데 논술고사의 여파로 재출간되었다고 한다. 역시 입시의 힘은 무섭다. 금주차 한겨례 21에도 논술예상문제가 부록으로 수록될 정도이니. 

오래전에 보았던 '좀머씨 이야기'와 흡사한 면이 있는 이야기다. 도대체 저 멀대같은 인간은 왜 밤이나 낮이나 온종일 걷기만 하며, 역시 멀대같은 창백한 한 인간은 필경만을 하고 다른 업무지시에 대해선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거부만을 하는 것일까. 보통 사람으로서는 보기 힘든 괴이한 면들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두 명 다 죽음을 선택한다. 선택당하지 않고.

보통과 다름을 사람들은 좀처럼 받아들기 힘들어 한다. 형평법원장으로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섬세한 배려는 기대하기 힘들다. 어느 고용주가 자신의 업무지시를 아무런 근거없이 단지 '그러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 거부하는 직원을 견딜 수 있을까. 당장 소리를 버락 지르며 짐싸고 나가라고 할 것이다. 바로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 늙은 변호사가 기괴한 대상으로 몰리는 한 인간에 보이는  반응이다. 나중에 풍문으로 들은 바틀비에 대한 신상, 그러니까 그가 미수령우편물처리담당자였다는 이력만으로 바틀비에 관해 변호사는, 아니 멜빌은 답을 알려 주지 않는다.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이질감으로 삶의 수위는 깊어지는 것일까.  

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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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위기, 일상의 위기

책들 Bücher 2007. 5. 14. 17:3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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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조속히 처리할 일이 있어 사무실에 평소보다 일찍 왔다. 산을 넘어 오면서  예전에 연수를 받던 중 한 시민단체 간사가 자신은 늙어서 부시와 함께 무덤에 가고 싶다는 말이 떠올랐다. 짬짬히 김재명의 '석유, 욕망의 샘'(프로네시스, 2007)을 보면서, 미국 대외정책의 중심축이 석유를 기점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굳히게 한다. 20세기 초반까지 본래 국경 구분이 모호했던 중동에 석유를 둘러싼 이권분쟁으로 강대국들이 경계를 긋시 시작한 이래, 석유 때문에 내국민 간에는 물론 국제적 분쟁의 원인이 된다는 별 새로울게 없는 사실은,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흔들릴 수 없는 상식으로 굳어진 면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 벌이고 있는 아프카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침공, 그리고 고조되는 이란의 위기 등 국지적 분쟁의 원인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필요한 석유라는 편의적 자원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는 일상적 진실에 부딪치게 한다. 아프카니스탄은 아직 발굴되지 않는 미래 석유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1차 석유파동을 초래한 1973년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난 후 , 산유국간의 가격 담합체인 OPEC의 주요 구성원인 이란의 팔레비 왕은  석유값을 코카콜라 값으로 올릴 수 있지 않냐고 했다. 코카 콜라 1 배럴은 900원 대  환율로 200달러다. 산유국간의 담합이든, 강대국의 석유 주권 개입이든, 가능한 대체 자원의 확보이든, 석유의 위기는 일상생활의 위기로 몰려오는데 주말만 되면 차를 타고 깨끗한 자연의 품으로 가고 싶어하는 바램들을 바이오 디젤이 얼마나 채워줄지 기대된다. 일을 처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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