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열대 중

단상 Vorstelltung 2008. 7. 9. 12:5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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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신세계의 도시들은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즉 이것들은 중간적인 단계를 거침이 없이 첫 생성기로부터 바로 노쇠기로 접어드는 것이다...유럽의 어떤 도시들은 천천히, 그리고 평화스럽게 쇠퇴하고 있으나, 신세계의 도시들은 영원한 청춘을 간직할 수 없는 하나의 고질(固疾)과도 같은 계속적인 고열을 지니고 있다"

(레비 스트로스, Tristes Tropiques, 제 11장 상파울로)

빔 벰더스의 '파리텍사스'에서 그려지는 미국의 황량한 들판과 기계적 도시는 바로 구도시 '파리'와 신대륙 '텍사스'의 무미건조한 결합을 보여줍니다. 빔 벰더스는 이런 도시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한 시선을 노출합니다. 이에 비해 서울은 왕조의 전통과 식민지 잔재, 미국문화라는 혼재된 시대의 퇴적층에 이제 재개발의 쇠말뚝이 곳곳에 박히는 기이한 도시의 면모를 보여 줍니다. 명박산성은 점점 높아지고 확대되는데, 산성에 들어가기엔 지불해야할 높은 통행세를 감당못할 대중의 삶은 외곽으로 몰려가는 현장이 MB 시대 서울의 모습입니다. 청춘을 잃어버린 늙은 도시의 몸체에 성형만이 능사인 아름다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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