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내각회의에서 15백만 유로의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놓고, 이에 계속 태클을 걸어온 연정 파트너 FDP의 수장 린드너 재무장관이 SPD 소속 슐츠 총리의 최후 통첩에 거절을 표하자 총리가 재무장관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청함으로서 신호등 연정은 붕괴됐다. 재무장관은 물론, 3명의 FDP 소속 장관들도 내각에서 물러남에 따라 밀어내기 식으로 당장의 공석을 채우더라도 FDP의 연정이탈로 과반의석을 지키지 못한 연정 총리는 즉각적인 총선일정을 밝히도록 압박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킨더겔트나 49유로 티켓,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등등의 내년도 예산안은 정지될 수 있다. 이런 파국은 급작스러운 사건으로 보이나 3년간 끊임없이 상호불신의 늪에 빠져있던 신호등 연정 파트너인 SPD(적), 녹색당(녹), FDP(황)가 몰아치는 주선거에서 잇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헤어질 결심을 굳혀가는 과정에 있었다. 몇 주 전에는 녹색당 소속 하벡 경제부 장관이 녹색 경제정책을 담은 청사진을 발표하자 재무장관의 입지는 더 좁아진 형국이 됐다. 자유주의적 우파에 속하는 FDP에 맞지 않는 정책이었던 것이다. 결국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날, 세 당파는, 아니 두 당파와 한 당파는 갈라섰다.
슐츠 총리는 내년 1월 15일 연방의회에서 자신의 재신임을 묻고 3월 말까지 총선이 치뤄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다수당인 CDU의 수장이자 차기총리로 유력한 메르츠와 FDP의 의원들은 슐츠에게 당장 다음주 수요일에 의회의 재신임을 묻고 1월에 총선일정을 잡아 트럼프 정권의 가동 전에 새정부를 구성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개 주 선거도 아니고 연방단위의 선거를 두 달 내로 준비하기엔 시기적으로 무리이고 위험하다고 연방선거관리위 위원장은 지적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거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둘째치고 인쇄라도 완료되겠는가? 이런 상황이 예외적이긴 하지만 충분히 관리될 수 없을 정도로 혼돈의 상황인가? 원래대로라면 연방선거는 내년 10월이다.
현재 시점에서 연방차원 정당 지지도가 CDU/CSU 33%, AfD 18%, SPD 16%, Grüne 12%, BSW 6%, Linke 4%, FDP 3% 인 상황에서 FDP는 CDU/CSU에 추파를 던지고 있지만 저조한 지지율의 이 정당에 대해 최고 지지율을 달리는 이 정당의 지도자는 상황을 보자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어제 녹색당의 하벡 경제부 장관은 자신의 집에서 총리후보로서의 소견을 발표했다. 튜링겐과 작센에서 볼 수 있듯이 제2정당으로 부상한 극우 AfD와의 연정은 어느 정당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독일 정당 정치는 암약에 들어섰다.
*참고 : Die Welt, Süddeutsche Zeitung 11월 2주차 주말편성판, Frankfurter Allgemeine 11.09 인터넷판.
**연정붕괴에 대한 정당별 책임에 대한 여론조사 : SPD 18%, Grüne 26%, FDP 40%(Hart aber Fair 11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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