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극장영화를, 그리고 처음으로 독일 극장에서 자막없는 독일어 더빙으로 봤다. 더빙의 기술이 완벽해서 독일영화로 보일 정도지만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내용전개로 볼 때 1편의 이야기 선상에서 새로운 서사를 발굴하고 일부 중요 인물들도 재등장하지만 이들은 죽는다. 속편과 전작의 시간차로 봐서도 노감독의 3편이 나오긴 힘들 것이다.
역모를 모티브로 하는 1편에 이어 2편도 역모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격투장면도 화려하지만 1편 시작에서 게르만족과 로마군의 전투에서 보여 줬던 웅장한 면모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전편에 나왔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딸이 후편에서 막시무스의 연인으로 그려지고 그 아들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한 것은 둘째치고 전작과의 관련성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댄젤 워싱톤은 이름값답게 역사적 인물에 걸맞은 중요 배역으로 그려지지만, 갑작스럽게 흉악범처럼 돌변하는 것도 좀 의아하다. 결론적으로 전작을 넘어서는 속편은 없다는 영화사의 오랜 불문율을 이 영화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로마사에서 빈번했던 모반의 실체와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보려는 흔적은 역력하다.
전편을 극장에서 본게 20년 이상 지났듯이, 그 사이 세월의 변화는 공주와 원로원 의원에게서 여실히 드러나지만, 연기가 연로해진 것은 아니다. 이들의 투혼에 찬 연기가 이 영화의 백미다.
*하루가 지나고 어제 함께 영화를 본 동료 3명에게 물어보니 전편만 못하다, 1편은 못봤지만 흥미롭다, 잔인하다는 평가였다. 영화는 직장에서 단체 관람을 한 것이었는데, 상영관 하나를 전세내서 상영 한 시간 전에 극장 홀에서 파티 분위기의 술판이 열렸고 영화를 보러 들어갈 때 잔 포도주와 병맥주를 들고 들어가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한 동료는 포도주 2병을 마시고 상영시간 내내 잠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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