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은 언제나 세계의 최대관심사였지만 이번 경우는 더 특별하다. 대선결과에 유럽이 각별히 긴장해 있었고 우크라이나로서는 절박한 국면이었다. 트럼프 재선의 충격파는 불안한 독일 연정의 붕괴를 촉진하는 시한폭탄이 됐다. 과연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끝날까? 유럽은 과연 미국의 지원이 끊기 상태에서도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을까? 근동의 문제는 어떻게 될까? 자국우선주의라는 노골적 실리주의는 미국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무역전쟁이 실제전쟁을 밀어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트럼프의 귓가를 스친 총알은 거대한 역사의 일획이 될 수도 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이 장면은 중요한 국면전환으로 작용했다. 아무리 친 민주당 일색의 여론조사를 등에 업었다 해도, 해리스에 밀리던 트럼프가 다시 치고 올라가는 기회가 될 정도로 트럼프 자신과 그 지지자들은 이 순간 열광했다. 마치 이것으로 4년 전 의사당을 점거했던 반민주주의적 폭거가 정당화되거나 사면받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이번 대선이 다시 한번, 더이상 자유세계 내지 서방의 대통령이 아닌, 미국, 오직 미국만의 대통령을 선출함에 따라 과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묻게 한다. 어쩌면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민낯을 드러내주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민주주의란 이것을 부르짓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릴 구호일 뿐 실상은 신기루에 가까운 허상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유럽 전통의 가치로 삼아오고 이것을 보편적 표준으로 삼으려던 근대적 기획은 다시 한번 의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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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44:54 트럼프 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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