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니스와프 램의 소설이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솔라리스'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된 한 우주정거장에서 정체불명의 방문자들이 연고가 있는 각각의 우주인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준다. 어떤 이에겐 옛날 작고한 부인이, 어떤 이에겐 난쟁이 등등이 나타나는데, 이 방문자들과 전혀 관련없는 우주인들에게도 그들은 보이며 들리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인간의 꿈에서도 나타나는데, 의식 중에서는 생각치도, 기억치도 못했던 사람이 꿈에 등장하는 경우다. 파스칼은 의식중에 일어나는 환상을 일시적인 꿈의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솔라리스에서 일어나는 일은 특정한 조건에서 집단적 무의식의 발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마약이 일시적으로 가져다준다는 환각효과는 의지적인 무의식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의식을 벗어나 있는 상태, 의지로 통제할 수 없거나 자발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태, 바울에게서부터 단테를 거쳐 프로이트에게서 비로서 무의식으로 통칭된 이러한 의식 심연에 있는 무기력의 전모를 밝히는 일은 뇌과학과 심리학, 정보공학이 합심해 달려들 주제다. 이것이 밝혀진다면 인간에게서 더이상 신비가 숨어들어갈 거처가 사라지고 종교도 더이상 설 지반이 없어질까?
인간 개별 개별의 무의식이 설명가능한 현상으로 밝혀 진다면 인간 행동은 완벽히 예측가능한 일로 확정될 것이다. 마치 양떼를 키우는 목동이 완벽히 그의 양떼를 통제하듯이 인간이 기술체계에 완전히 통제될 수 있다. 인갼이 양을 자신보다 못한 하등의 존재로 간주하듯이 AI가 인간을 열등한 지능의 존재로 볼 날이 오지 않을까?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명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들에 쉽게 답을 할 수 있다면 또다른 생각을 할 필요는 차단될 것이다. 쉬운 해답, 단 하나의 유일한 정답을 넘어서는 것이 탈출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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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15 증강현실과 무의식(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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