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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Reise'에 해당되는 글 47건

  1. 2013.08.12 여름산행
  2. 2013.07.18 일상의 외유
  3. 2013.06.24 용문사
  4. 2012.08.23 번개 휴가 스케치
  5. 2012.02.19 후암동 공급일기(일, 햇볕은 따듯, 공기는 냉랭)

여름산행

여행 Reise 2013. 8. 12. 11:5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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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이후 산에 오르지 못했고, 생각할 문제도 있어서 집에서 점심을 먹고 새재로 출발했다. 집에서 새재 고개 입구까지 가는 약 2km의 평지는 나무 그늘이 드물어 그야말로 뙤약볕을 받으며 행군하듯 걸어야 했다. 조그만 수통 1개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은 약수터와 수종사인데, 수통 1개만을 준비한 것이 아무래도 이 폭염엔 무리였다. 산에 오르기도 전에 더위에 질식해 버릴 것만 같았다. 혹시 몰라 집에서 음식물로 토마토와 냉동 옥수수를 준비했는데 옥수수는 먹지 않고 중간에 산벼랑에 던졌다가, 하산할 때 체력이 저하되어 후회되기도 했다. 마지막 카드는 쥐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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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외유

여행 Reise 2013. 7. 18. 18:11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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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무실을 벗어나 친구를 만나러 종로로 갔다. 시간이 남아서 일찍 나간 김에 요즘 진행되고 있다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나 둘러 볼까 하고 시청에서 내리려 했는데 버스는 덕수궁 담벼락을 따라 세워진 경찰버스 때문에 삼성 본관 정류장에서 정차했다. 구 시청은 도서관으로 탈바꿈되서 시민의 공간이 됐다. 시민운동을 주도했던 시장이 시청을 시민에게 돌려준 것이다. 오세훈이 계속 시정을 맡았다면 백화점이 되지 않았을까. 촛불집회의 현장은 찾을 수 없었고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코스가 된 청계천을 거쳐 친구를 만나, 예전에 선배와 가려다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던, YMCA 뒤편 고택의 사철탕 집으로 갔다. 생각보다 비쌌는데 맛도 있고 분위기도 아늑했다. 근황, 책읽기 모임, 당의 파란, 알바연대 대변인의 죽음, 웹진, 논문 등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갔고 2차로 LP를 들을 수 있는 술집에서 맥주를 간단히 마신 후 헤어졌다. 토요일의 추모제에서 다시 보기로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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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여행 Reise 2013. 6. 24. 10:2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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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용문산 인근에서 연수가 있었다.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기엔 너무 피곤해서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음날 제일 먼저 일어났다. 대충 씻고 용문사에 가볼 작정으로 산에 올랐다. 용문사에는 작년봄에 템플 스테이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서, 그때 진행을 해주었던 스님을 한번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이라 매표소는 비어 있어서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고 이런 허점을 노려 등산을 오는 사람도 몇 명 보였다. 대로를 벗어나 1km 정도의 산길로 올라가면서 역시 큰 산이 품은 나무와 수풀은 작은 산의 것과 견줄 바가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정도 땀까지 흘리며 용문사에 도착해 절을 둘러 보다가, 마침 한 스님이 나오는 걸 보고 말을 걸었다. 그 스님의 성함은 기억 못하고 다만 그 스님이 음악을 했다는 점을 떠올려 그런 스님이 이 절에 계시냐고 물었더니 이 스님은 퉁명스럽게 모른다고 하며 내려가 버렸다.

 

산 밑의 주차용 광장에 절과 관련된 비문이 곳곳에 있었는데, 조선시대의 어떤 중은 아흔 살이 넘도록 평생을 절에 몸담아 왔어도 명리를 추구하는 자신을 질책한다. 세속의 욕망과 혼재된 명분과 이익의 전장에서 빗겨서는 것은 이런 산속에서 가능할지 몰라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수없이 재건되었으며 아직도 확장중인 이 절의 역사는 종교와 세속의 교합을 감추지 않는다. 부정의 대상은 존립의 조건이며 정립은 반정립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 인간사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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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휴가 스케치

여행 Reise 2012. 8. 23. 16:4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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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쓰지 못한 여름 휴가를 이번주 화, 수에 썼다. 거세게 비가 내리던 월요일, 방학동에서 일을 마치고 책읽기모임이 열리는 안양에 가기 위해 4호선을 타고 평촌역까지 갔다.  모임이 열리는 O형의 아파트에 함께 가기 위해 평촌역에서 K를 20분 기다렸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지만 택시를 타보니 걸어갈 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비는 더 거세지고 있었다. 함께 가면서 K에게 지하철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전철에서 내리는데 발 앞에 떨어져 있던 만원 짜리 지페 다발을 그냥 지나쳐 갔다가 되돌아 봤는데, 그걸 잽싸게 줍는 어느 젊은 여성을 목격한 일이다.  K는 왜 그런걸 놓쳤냐고 씁쓸히 웃었다. O형의 집에는 기존 책읽기 모임 회원 4명과 음악동호회 회원 부부, 이렇게 6명이 모였다.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음악,영화,문학에 관한 얘기가 턴테이블의 레코드와 같이 돌았다. 나는 1시를 넘기면서 나 자빠졌고 다음날 여전히 우중충한 날의 아침에 일어나 보니 O형은 일을 나가고 K와 둘이 아이들의 이층 침대에서 각기 일어났다. 아파트를 나와 평촌역 근방에 가서 K와 순대국에 소주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날 밤과 어제 오후,  영화 <은교>와 <추격자>를 봤으며, 집사람과 병원에 다녀 오고 승진 결과에 관한 소식을 들었으며, 아이와 함께 레고 캠핑카를 만들었다. 값진 휴가였다.   

 

 

『토지』18권 중, 김훈장의 손자 범석과 용이의 아들 홍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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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 생협의 공급사업부에서 근무하는데, 현장직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주관부서라서 현장 공급지원을 나갈 일이 있다. 지난 금요일엔 용산구의 문배,신계,갈월,동자, 후암동을 나갔다. 용산구의 이 지역 공급은 처음이었고, 지역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서 목요일 밤엔 긴장되기도 했다. 금요일 새벽 3시에 잠이 깰 정도였으니. 개인차를 몰고 수색 근처의 배송센터에 도착해 커피를 마시며 지도를 펼치고 37집이 나온 이 지역의 각 집 지번을 지도를 보며 찍는데 30분이 넘게 소요됐다.  오전 상차를 마치고 9시 넘어 출발하면서 그려진 지도 2장을 챙기고 차에 네비까지 있었지만, 내가 조작을 못해서 그런지 마음은 바쁜데 네비의 탐색이 안됐다. 어차피 네비는 큰 도움이 안되는데, 첫 집 찾아가는데는 그런대로 쓸만하지만 아무리 조작해도 탐색이 안됐다. 가양대교 북단에서 한남대교 방면 강변북로를 탔는데 차는 어찌나 밀리는지...마포대교 북단에서 공덕동으로 빠져 삼각지로 넘어가는 백범로에서 첫 집을 찾았다. 1~4번째 집은 그런대로 수월하게 찾아 갔는데, 주의설명을 들은 5번째 오피스에서 엄청 헤맸다. 공급장에서 나온 설명은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처음 나가는 사람이 아주 골탕먹기 좋은 집이다. 알고 보니 이곳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현장 주변이었는데,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듯한 일부 구조물 주변에 불쑥 불쑥 고층 아파트가 솟아 있는 구역이다. 이곳을 끝내고 도착한, 서울역과 남산 서남단의 사이에 있는 산동네 갈월동과 동자동에서도 헤맸다. 그나마 새로 시행준비중인 길이름이 도움이 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이 지역 담당자가 코스를 일부러 헤매도록 짠 것처럼 빙긍빙글 코스를 돌아야 했다. 동자동의 한 공부방은 분명 그 지번으로 보이는 수녀원까지 들어가서 이곳에 공부방이 있냐고 물어본 뒤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수녀님은 의아하게 나를 쳐다 보다가 밖의 탑차와 내려 공부방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자 웃으며 알려 주었다. 아주 찾기 애매한 지점에 있는데, 공급장 설명엔 차를 상당히 경사가 심한 비탈길 위의 아파트에 대라고 나와 있다. 아무래도 고생시키려는 안내같다. 동자동을 끝내고 간 후암동은 그야말로 양반동네. 고급 주택촌이 은근히 있는 이 동네에 한국은행 독신직원 숙소가 있는데, 복잡한 용산 속의 호텔같았다. 역시 산 밑에 있는 동네는 살기 좋은 것 같다. 중간에 후배의 지원을 받고, 점심을 쫄쫄 굶으며 마지막 29번 째 집을 끝내자 오후 3시 반. 정말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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