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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803건

  1. 2012.03.05 발표 1
  2. 2012.03.02 주변부 문학의 위대성
  3. 2012.02.26 『토지』
  4. 2012.02.25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최후의 세계』
  5. 2012.02.24 탈당

발표

단상 Vorstelltung 2012. 3. 5. 17:2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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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업무상 가끔 PT를 해야할 경우가 있다. 시간은 10분에서 길어야 20분 정도일 뿐이고, 청중은 적게는 20 여 명 정도에서 많게는 200 여 명도 된다. 오늘 금천구청에 다녀왔는데, 발표 순서가 내가 제일 첫번째였다. 솔직히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는데, 10분 이상의 발표를 끝내고 물 한잔 마시며 담배 한 대 피운 뒤,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계속 속이 울렁거렸다. 긴장을 했다는 반증이다. 1시간 뒤에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매번 똑같은 PT에 약간의 수정을 하면 되지만 오늘 발표에는 좀더 신경을 써서 원고까지 작성했다. 노먼 메일러가 발표 내지 연설을 소설작업과 마찬가지로 창작이라고 했듯이, 청중을 보고 하는 말에는 분명 순발력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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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 문학의 위대성

문학 Literatur 2012. 3. 2. 18:1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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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1권을 절반쯤 읽었는데, 경남 하동 악양 평사리 일대의 어휘와 사투리가 무척 생소하다. 구한말 산간벽촌의 토속성이 강하게 풍기는데, 흥미로우면서도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그 당시로서는, 시대개벽이라고 할 만한 일들-갑오농민전쟁과 외세의 침탈-이 지리산 주변 깡촌 구석까지 두들길 정도의 격렬한 시대 변화의 폭풍 속에서 왕조 말기 토착 백성들의 애환과 우환, 욕망이 생동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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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책들 Bücher 2012. 2. 26. 22:26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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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박경리의 이 대작을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다. 아직 예단하긴 이르지만 박경리는 토마스 만 이상의 위대한 작가일지 모른다. 총 5부 21권에 25년이 걸린 작품. 완주한다면 몇 개월 걸릴 것이다. 유행의 장막을 걷고 나서야 그 작품의 가치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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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국어교과서에서 다룰 정도로 비중있다는 이 책은 서양의 대표적 고전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기초를 두고 시대를 뒤섞으면서 이 고전의 인물들을 동원시킨다. 존 바스의 경우처럼 변주와 방식의 또다른 특이성을 보여주긴 하지만 사실 읽는 재미 보다는 중압감과 의무감으로 읽게 만드는 책이다. 루마니아의 흑해 해안가로 추정되는 세상의 끝마을 토미로 추방된 오비디우스의 행적을 찾아간 코타의 여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내심 궁금해 가며 소설을 쫓아가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소설은 나아간다. 오비디우스의 작품을 꾀고 있다면 좀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소설일 수도 있겠다. 

주요 등장인물 : 코타, 오비디우스, 키아네(오비디우스의 부인), 피타고라스, 아라크네, 아우구스투스 1,2세, 에코, 이아손(무역상), 테레우스(개똥지빠귀), 이티스, 프로크네, 필로멜라, 키파리스(난쟁이 영화기사), 티스(독일 출신 장의사), 파마(소문의 식료상), 바투스(간질병을 앓다가 돌로 변한 파마의 아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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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주장 Behauptung 2012. 2. 24. 10:0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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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에 기여한 바도 없어 탈당이니 뭐니 할 건덕지는 없는 일이긴 하다. 오늘 주소지 이동 때문에 당사무국에 변경 신청을 하려다 탈당을 결심했다. 뭐랄까. 그냥 물타기로 어물쩍 진보신당에 올라타기 보다는 그래도 내가 결단을 하고 싶은, 선택의 몫을 남겨 두고 싶은것 같다. 아래는 당원 발언대에 올린 탈당계.

안녕하세요

2002년에 사회당에 입당했지만 유령당원으로 있어왔던 사람입니다. 이번의 통합과정을 관심있게 지켜 보았으며, 어떤 기대도 있었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으로서는 제 개인적인 소신에 따라 진보신당의 입당여부를 결정하고 싶습니다. 

탈당처리 바랍니다.

OOO 드림

탈당계를 올리고 얼마 후 친구의  댓글이 올라오고, 조금 전엔 이번 통합과정의 논란을 주도한 O형의 전화가 왔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당적이 인간을 갈라놓을 수 없는 일이니 너무 섭섭해할 건 없다. 아래글은 당게에 한 번 더 올린 글.  

그냥 메일로 탈당계를 보내면 그만일 일을 공개적으로 올린 이상, 저의 탈당에 대해 응답을 해주신 세 분께 그래도 책임있는 답변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보며 탈당을 둘러싼 몇 가지 생각을 풀어보려 했는데 글쓰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집단과 개인 사이의, 그 화해하기 힘든  지점들에서 생각의 구름이 준령을 넘지 못하고 걸려 있는듯 합니다. 사회당의 외부에서 관찰자적 입장에 있었지만서도,  성격이 상이한 조직에 묶여 있는 한 명의 생활인으로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이 조직의 관성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부분들과 최근 통합의 과정에서 정치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당과 다양한 의사를 지닌 당원의 그 통약불가능한 괴리가 겹쳐지면서 사회당에 대해서만큼은 더 높은 잣대의 이해력과 수용력의 요구가 탈당이라는, 당원으로서의 최후 파업에 이르도록 했습니다. 집단의 이해와 개인의 이해는 합치될 수 없으며, 공동의 꿈을 꾸고 있다고 연출될 수 있을 뿐인데, 이 연출이 폭로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집단이 개인을 배반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집단을 배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배반은 권력을 가진 쪽에서 권력이 없는 쪽을 버리는 일입니다. 지금까지의 사회당에 대해 권력 운운의 얘기가 가당치 않은 일인지 모르지만, 이제 사회당은 어쩔 수 없이 권력관계망에 들어설 수 밖에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싸움과 즐거운 축제가 어우러진 앞날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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