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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Bücher'에 해당되는 글 169건

  1. 2018.02.03 브루스 커밍스
  2. 2017.12.11 몇 가지 책들
  3. 2017.11.20 존재와 시간1 : 시간 속의 인간
  4. 2017.11.06 전쟁과 평화18 : 에필로그
  5. 2017.10.23 전쟁과 평화17 : 전란의 극복

브루스 커밍스

책들 Bücher 2018. 2. 3. 21:11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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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자료를 보기 위해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Kroea's place in the sun : a modern history>(2001)를 일부 읽었다. 워낙에 한국통인 관계로 박노자 못지 않게 한반도를 보는 시각이 예리하다. <한국전쟁의 기원>을 읽고 군대의 정훈교육에서 한국전쟁에 관한 이 책의 관점을 전달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커밍스는 기밀해제된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문헌 조사와 인문, 사회과학적 학문의 깊이, 문학적 효과까지 미치는 문체를 보여주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귀감이 될만한 학자다. 최소한 45년~90년대 까지의 북한에 관한 사료적 접근과 해석에서는 그는 어떤 한국 학자 보다도 냉철하고 깊이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고전 작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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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책들

책들 Bücher 2017. 12. 11. 15:0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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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난독을 안하려고 하는데 벌써 책상에 펼쳐진 책들이 어지럽다. 루만의 <사회의 사회>, 테리 이글턴의 <문학이론입문>, 쌓여만 가는 월간지 <시대>, 그리고 얼마전 덥썩 짚었다가 가만히 놓여있는 <존재와 시간>. 이러다가 도스트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을 펼쳤다가 당분간 이 책을 주로 볼것 같다.  자신의 얘기를 이렇게 다른 인물로 옮겨서 펼치는 방식 하나 배웠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감옥을 소재로 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고전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흉악한 범죄자라도 동질화시키는 인간사회의 창의적 구조물이 감옥인가. 재미있는 사실은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에는 반역죄나 황족 살해의 범죄가 아니고서는 사형은 없고 오로지 시베리아 유형만 있었다는 사실. 동유럽에서 태평양에 걸친 광활한 시베리아 자체가 감옥이었다는 셈이다. 지금으로 치면, 죄수들을 우주선에 태워 외계로 내 보내는 것과 흡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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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시간1 : 시간 속의 인간

책들 Bücher 2017. 11. 20. 23:5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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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가까워지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업무영역에서 돌발적인 어려움들이 발생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궁리하고 대응하며 이리저리 풀리거나 풀어 갈 것이다.  이런 굳은 일상사와 더불어 가끔 쓰는 글 외에,  <전쟁과 평화>의 일독 이후 더이상 독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99년도 겨울에 구입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손이 뻗쳤다. 대단한 흥미를 느낀 것은 아니지만, 웬지 지금 시점에서 깊이 빠져들 정도는 아닌, 한번 쭉 흝어 보고 싶은 정도의 관심이다.  

하이데거는 '존재'라는 서양철학의 중심적 개념이 어떻게 간과되어 왔는지 주목한다. 가장 보편적인 개념이면서도 가장 정의되지 못한 것이 '존재'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정의를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는 명제로 표현해 보자. 이러한 정의는 무수히 내세울 수 있는데 반해, 과연 여기서 '이다'라는 be동사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be동사는 주어와 객어의 동치를 의미하는가? 유와 종의 포함관계를 의미하는가?  be 동사의 시제는? 하이데거에게 존재는 단순히 be 동사의 의미는 아니지만, 이러한 유비로 보면 존재는 특정한 존재자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초월한 것이다. 하지만 존재가 인간에게 초월해 있다고 한다면, 인간은 어떻게 존재의 세계에 있을 수 있는가? 하이데거는 그 실마리를 시간에서 찾는다. 존재는 영원불변하더라도 시간 한계 내에 있는 인간은 유한한 존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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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18 : 에필로그

책들 Bücher 2017. 11. 6. 08:3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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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이 소설의 결론을, 세계사와 인간의 자유, 필연성에 관해 칸트의 역사철학과 <순수이성비판>의 변증론(제 3 이율배반)을 연상시키는 논문형식의 서술로 끝맺는다.

인간과 세상의 맥락의존적 관계와 시간 경과에 따른 과거사의 인식증대, 인과관계에 대한 무한한 지식증대로 자유를 본질로 하는 인간이라도 자연과 마찬가지로 필연적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 따라서 나폴레옹일지라도 자유로운 영웅이 아니라 역사의 거대한 톱니바퀴같은 도구에 불과했다.

하나의 비근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한 것은 당대로서는 다소 의심스럽긴 하더라도 이 지배자의 자유의사로 볼 만한 정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경과하고, 이 전쟁의 양상에 대한 지식이 축적된 후 고찰해 보면 흥성하던 나폴레옹이 패망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쟁이었다는 식으로, 따라서 자신도 모른채 나폴레옹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도록 예정된 역사법칙 내지 역사의 궤도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필연의 세계, 원인에 따라 결과가 정확이 예정된 세계에 살아간다는 것은 기독교 세계관이나 과학적 세계관에 적합해 보인다. 현재는 자유의사대로 살고 있다고 보더라도 지나고 보면 어떤 의미성, 인과적 연관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인데, 이 인과성이 단 하나의 인관성이 아니라면, 인과의 계열도 복잡해 질 수 있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다른 인과의 계열이 발견된다면, 원인에 대한 추론도 끝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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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17 : 전란의 극복

책들 Bücher 2017. 10. 23. 07:4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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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기운과 함께 몰아치던 서유럽의 군세는 거대한 밀물처럼 동쪽으로 흘러가다 모스크바라는 항만에 부딪치고 썰물처럼 다시 서유럽으로 쓸려간다. 1783년에서 1815년까지 근 30년 유럽을 소용돌이치던 거대한 혁명과 반혁명의 물결 위에서 나폴레옹이 유럽의 정복자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우연의 산물에 불과할 뿐이라고 톨스토이는 서술한다. 대혁명기 국내의 정치적 혼란의 외곽에서 일개 포병장교에 불과했던 자가 전쟁영웅으로 귀국했을 때 전유럽이 그를 거대한 혁명의 견인마로 숭배했지만, 반혁명의 인접국인  영국을 봉쇄하는데 실패하고 동쪽에서 역시 반혁명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러시아를 침공하고나자 전유럽은 그를 버렸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 잠시나마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자의 몰락과 함께 유럽의 전쟁은 소멸되어 가고 이 전쟁의 거친 파도에 휩쓸렸던 인물들의 삶은 안정을 찾아간다. 삐예르는 나타샤와, 나타샤의 오빠 니콜라이는 나타샤의 약혹자였던 안드레이 공작의 동생 마리야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이들이 이렇게 극적으로 맺어지는 과정은 전쟁의 결과였다. 끊임없이 전쟁의 주동자 역할을 자처하는 세계사적 인물들이 한반도를 놓고 펼치는 설전은 굉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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