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의 논술방식은 결코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변증적이며 논증적이다. 이성의 작용이 그러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서 그렇다고 할지라도, 끊임없이 반복적인 논의를 하면서도 어떤 확증을 주지 않는 것은 이 텍스트를 열린 논쟁의 무대에 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찬가지로 회의의 방식을 택하긴 했지만, 어떤 드라마적 효과도 보이는 데카르트 <방법서설>에 비해서 재미는 물론 감동도 없다. 다만 비판서의 후반부에 가면 역사철학과 도덕론에 대한 암시적 예고편이 약간의 묵시론적 색체로 씌어져 있다. 한편 칸트의 <판단력비판>은 <순수이성비판>과 연속선상에 있기는 하나 전혀 다른 차원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하지만 <순수이성비판> 자체 하나만으로도 그의 대표적인 다른 저술인 <실천이성비판>과 <판단력비판>, 그리고 역사철학 관련 논문집을 아우르는 작품들의 결집과 대척점을 이룰 위상에 놓여 있다. 거기에서 다뤄지는 인식론상의 문제만으로도 칸트는 끊임없이 논란의 원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극히 직업적인 관점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이성비판>을 통해서 확증적으로 관통되는 명제중 하나는 경험을 넘어서려는 이성의 본성이다. 이에 대해 칸트는 긍정과 부정의 양극에서 수없이 줄타기를 한다. 물론 그런 줄타기에는 미묘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이렇듯 수세에 몰린 이성의 본성을 실천이성으로 구제한 것은 칸트의 또다른 혁명적 전회라고 평가할 수 있다(대상을 주관의 두 형식인 감성과 오성으로 구성한다는 것을 칸트 스스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 했다). 근대 세계의 과학과 도덕을 근거지우려는 야심찬 기획을 칸트는 노령에 이르러서 펼친 것이다.
200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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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유트브에서 '구르는 수레바퀴'(2020)라는 영화에 관한 소개영상을 봤다. 다소 코믹하긴 하지만, 불교 승려들의 일상사에 관해 이런 정도로 리얼하게 그린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한국불교계에서 수도승들의 전승은 가히 변화무쌍한 역사와 무관할 정도로 잘 보존되어온 면모가 있다. 동아시아에 보편적이면서도 특유한 종교문화일 수 있지만, 일단 한국만 놓고 보면 군대적 질서와 사회주의적 생활구조, 달리말해 무위적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은 승려집단의 생활사는 거의 흐트러짐없이 천오백년 이상 이어져 온 것이다.
종교의 색채만 걷어서 오직 승려의 생활사, 삶 자체를 보면 여러가지 귀감이 있다. 어떤 미래적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할까? 정신의 고도화를 놓치 않으면서 현실의 욕망에 끌려 당하기 보다는 타고 넘어가는 기지는 인도인이 추구하던 명상과 유희의 삶에 근접하지 않을까?
노동의 일부는 기계에 맡기더라도 노동에의 참여가 보장되는 일터에서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는 전인의 삶에 '들어오라'라고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유적 인간, 연대를 놓지 않는 인간의 몫이자 의무, 약속,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guns N roses
주요코드 : Am Dm G F
Talk to me softly, there's something in your eyes
Don't hang your head in sorrow and please don't cry
I know how you feel inside, I've, I've been there before
Something is changing inside you and don't you know?
Don't you cry tonight, I still love you, baby
And don't you cry tonight
Don't you cry tonight, there's a heaven above you, baby
And don't you cry tonight
Give me a whisper and give me a sigh
Give me a kiss before you tell me goodbye
Don't you take it so hard now and please don't take it so bad
I'll still be thinking of you and the times we had, baby
And don't you cry tonight
Don't you cry tonight
Don't you cry tonight, there's a heaven above you, baby
And don't you cry tonight
[Guitar Solo]
And please remember that I never lied, oh
And please remember how I felt inside now, honey
You gotta make it your own way but you'll be alright now, sugar
You'll feel better tomorrow, come the morning light now, baby
And don't you cry tonight
Don't you cry tonight
Don't you cry tonight, there's a heaven above you, baby
And don't you cry
Don't you ever cry
Don't you cry tonight, baby, maybe someday
Don't you cry, don't you ever cry
Don't you cry tonight
올해 정초부터 놀게 되면서 필사적으로 새 일을 찾으며 임시로 할 만한 일도 알아봤다. 새 일을 잡더라도 비자변경이 필요해 또다시 암울한 대기상태가 몇 달이고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에 돈이 될 만한 일을 찾아야 했지만 그게 쉽지 않다. 한국에 비하면 더없이 그런 임시직이 너무도 제한적이다. 다행히 전에 같이 일하며 이후 연락하고 지낸 지인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이사일을 하루,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알게 된 한국업체의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 보조일을 이틀 한 것이 1월의 전부였고, 내일 당일치기로 이 업체의 컨테이너 하역일을 하러 간다.
1월 메세 전시 보조일은 가정용 과채전용 분쇄기에 들어가는 채소와 과일을 다듬어서 수시로 전시장의 쇼호스트들에게 날라다 주는 일이었다. 원래 5일치 일이었는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틀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사정 중 하나는 이렇다.
이틀째 일이 끝나고 마부르크로 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쥐트 역으로 갔다. 이 때는 마침 독일 장단거리 열차 파업기간이었지만, 열차가 아주 제한적으로나마 다니기는 해서 파업때문에 할까말까 고민되던 이 일을 그래도 한 것이었는데, 둘째날 밤에는 열차가 아예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초저녁부터 기다리던 많은 승객들은 열차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리저리 웅성거리며 대체교통편을 알아보고 있었다. 파업기간이라선지 명확하게 열차취소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었다. 다만 도이치반 앱에 밤 1시가 넘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카셀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있다고는 떴다. 이날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추운 밤이었다.
중앙역으로 가는 고속철을 타기 위해 남부 역에서 레기오날을 타고 하나우 역으로 이동했다. 배도 고픈 와중에 춥기도 해서 일단 맥도날드에서 햄버거와 커피를 시간간격을 두고 먹었다.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한산한 고속철을 타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해서 카셀행 열차가 예정되어 있는 선로로 갔다. 근 6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이제 집에 가는구나 싶었고, 아무래도 늦은 귀가로 다음날 일이 어렵겠다고 업체 담당자와 이미 소통한 후였다. 그러나 이 열차도 취소되고 말았고 카셀방향으로 가려던 적지않은 승객들은 동분서주하며 S반을 타러가거나 택시나 우버를 알아보고 있었다. 프리드베르크까지는 새벽까지 S반이 다닐 것이지만 그 이상 너머로 가야할 사람들은 그야말로 막막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나는 한 밤을 버티기엔 그래도 프랑크푸르트 쥐트나 하나우 보다는 큰 역사에 있는 것이 한결 낫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일단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플랫폼 출입구에서 동태를 보고 있었다.
이때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5명이 내 근처에서 우버를 알아보고 있었고 이들도 모두 마부르크 방향이었다. 관광객이라는 40대 여성 한 명에 나머지는 교환학생들이었다. 결국 나는 이들과 우버로 잡힌 SUV 차량을 함께 타기 위해 역사 서문으로 나갔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관광객 여성의 권유로 나는 소말리아 출신의 40대 우버기사에게 얘기를 해야했다. 추가요금 건 때문에. 많은 인원이 탄 만큼 기본요금 외에 추가요금으로 기사는 40유로를 불렀다고 했다. 기본요금은 120유로였다. 나는 현금이 지폐로 딱 20유로만 있었다. 나는 우선 기사에게 나의 사정을 얘기하고 동승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학생들이라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 추가요금을 20유로 해줄 수 없겠냐고 했는데 기사는 흔쾌히 수용했다. 그리고 나서 기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약 1시간 거리의 마부르크에 도착했다.
그는 본업으로 전기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주말에 우버로 부업을 한다고 했다. 전기일을 하기 위해서 아우스빌둥 3년을 거쳤다고 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직이 아니라도 거의 모든 직업 영역에서 아우스빌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돈이 안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아우스빌둥을 밟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하루 하루 쫒기는 상황에서 직업교육의 기회는 그저 그림의 떡으로만 보일 뿐이다.
Procol Harum
Intro : C Em/B Am C/G F Am/E Dm F/C G G7/F Em G7/D C F C/G G7
We skipped the light fandango
Turned cartwheels 'cross the floor
I was feeling kinda seasick
The crowd called out for more
The room was humming harder
As the ceiling flew away
When we called out for another drink
The waiter brought a tray
And so it was that later
As the miller told his tale
That her face, at first just ghostly
Turned a whiter shade of pale
She said "there is no reason"
And the truth is plain to see
But I wandered through my playing cards
Would not let her be
One of sixteen vestal virgins
Who were leaving for the coast
And although my eyes were open
They might have just as well've been closed
And so it was that later
As the miller told his tale
That her face, at first just ghostly
Turned a whiter shade of pale
And so it was that later
https://youtu.be/ZB5bjxSIq0s?si=c2KbFVeVCBJmCm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