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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30 생태주의 선언 1
  2. 2010.03.30 옥계의 잠수함
  3. 2010.03.29 나보코프 : 말장난의 귀재
  4. 2010.03.28 색마와 군인
  5. 2010.03.27 천안함과 옥계의 잠수함 1

생태주의 선언

문학 Literatur 2010. 3. 30. 22:1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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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 운동 선언 (생태론과 정치 - 1975년)파라노이드

 


생태주의 운동(에콜로지스트) 선언


앙드레 고르(Andre Gorz)1


번역: 유인환


1. 생태학적 리얼리즘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생명력을 잃었다. 이와 형제처럼 닮은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주의도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왜곡된 과거의 모습을 눈앞에 보여주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분석의 도구로서는 변함없이 유일무이한 것이지만, 그 예언적 가치는 상실되었다. 노동자 계급에 채워진 족쇄를 끊어버리고 그들에게 보편적 자유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생산력의 발전은 이제 근로자로부터 마지막으로 남은 주권의 하나까지 박탈하고,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사이의 분열을 결정적인 것으로 만들며, 생산자가 지닌 권력의 물질적/실존적 기초를 파괴해 버렸다. 만인에게 풍부함과 만족감을 보증해야 할 경제성장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하기에 앞서 욕구를 증대시켰고, 단지 경제적 문제 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련의 문제에 있어서 막다른 골목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단지 그것이 자본주의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성장에 전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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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의 잠수함

단상 Vorstelltung 2010. 3. 30. 13:36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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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느 블로그에서 천안함에 대한 짧은 인상을 읽고 올린 댓글을 여기로 옮겼는데, 더 연장해서 써본다.  96년에 옥계에 침투(침투가 아니라 제주도 연안까지 조사활동을 갔다가 복귀를 하는 중이었다는 얘기도 있다)했던 잠수함을 내가 처음 본 것은 지난 2003년 12월 24일이다. 결혼을 앞두고 동해의 처가에 처음 인사를 간 시기였다. 이런 일이 아니고서는 결코 동해에 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무사히(?) 처가 어른들과 첫 만남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어른이 차로 강릉 터미널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시면서, 중간에 들른 곳이 강릉 남쪽에 있는 해군 전시 시설이었는데, 여기엔 퇴역한 대형 미군함과 옥계에 침투했던 북한 잠수정이 있었다. 미군함은 2차대전까지 쓰던 것으로, 철덩어리로 된 그 복잡한 내부 구조의 통로와 공간은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매우 비좁게 보였지만, 마치 바다속 마을처럼 군함에는 별의별 시설이 다 있었다. 이에 비하면 북한의 잠수정은 승무원을 위한 공간이란 개념 자체가 없을 정도로 내장된 시설과 장비가 공간을 점령하고 있어, 여기에 어떻게 열명 이상의 병사들이 탑승해 왔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96년에 이들이 침투했던 때는 내가 예비역으로 학교를 다닐 때였다. 그때 자취방에서 예비역들끼리 술을 마시면서 이와 관련된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5공수를 나온 선배가 북한군의 사격으로 전사한 부사관이 아는 얼굴이라고 했었다. 묘한 시차감이 감돈다. 가끔 나는 옥계의 잠수정이 생각날 때면, 이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일었다. 침투한 북한병사의 관점에서.
   
                                           2003년 당시 사양의 카메라폰으로 찍은 북한 잠수정의 후미

*이미 이 사건에 관한 연극도 있었다 :  http://www.newstage.co.kr/new/news/view.html?section=9&category=90&item=&no=4786&osort=g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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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 : 말장난의 귀재

문학 Literatur 2010. 3. 29. 22:3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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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와 추잡한 관계를 가진 정신이상 성 범죄자가 아니다. 강간을 한 자는 찰리 홈즈다. 나는 그 치유자다-치한(the rapist)과 치유자(therapist)라는 말은 글자로는 큰 차이가 없다...ㅣ...나는 인간의 법(act)이 인간의 성교(act)와 동음이의어라는 사실을 개탄한다. 이렇듯 하나의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갖게 한 것은 지퍼를 꼭 잠그고 있는 속물들에 대한 신의 복수이다."
                                                                                                                                       『롤리타』p.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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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마와 군인

문학 Literatur 2010. 3. 28. 12:5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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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민음사, 2008 개정판 25쇄, 권택영 옮김)를 읽고 있다. 아주 유명한 작품으로 회자되기에 골랐는데, 미성년자와의 연애행각을 다루는 내용인줄은 몰랐다. 도덕을 비켜가려는 추동력이 문학의 핵심동력이라면, 문학에는 어느 정도 범죄성도  있을 것이다. 나보코프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멋ㅣ진 산문체를 얻으려면 언제나 살인자에게 오시오."(p.15-16)  정상과 병리 사이에서 상상적인 줄다리기를 하는 문학은 정상을 조롱하는 악의에 찬 장난이 아닐까?

"배심원이신 신사숙녀 여러분, 어린아이와 성관계가 아니고 그저 가슴이 뛰고 달콤한 신음이 나오는 정도의 육체적 접촉밖에 못한 남자는 무해하고, 무력하고, 수동적이고, 수줍은 이방인들입니다. 그들은 그저 공동체 내에서 실제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그저 이탈에 불과한 것, 그저 조금 뜨겁고 축축하고 은밀한 탈선을 경찰이나 사회가 호된 질책을 하지 않고 추구할 수 있게만 해준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답니다. 우리는 색마가 아닙니다. 우리는 충실한 군인만큼 강간을 못합니다. 우리는 온건하고 불행하고 개의 눈만큼 양순한 신사들입니다. 어른들이 있으면 욕망을 충분히 조정할 수 있지만, 님펫 하나를 그저 한번 만질 수 있다면 몇 년씩이라도 기다릴 수 있지요. 강조하지만 우린 살인자의 기질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시인은 파리 하ㅣ 나도 죽이지 못하니까요."(p.1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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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과 옥계의 잠수함

단상 Vorstelltung 2010. 3. 27. 22:5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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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넘은 시절에 동해의 옥계에서 북조선의 잠수함이 좌초된 사건이 있었죠. 좌초된 잠수함에서 승무원들은 모두 자살하고(타살도 있었겠지만), 생존능력이 있던 특수전 요원들은 오대산 쪽으로 도주하다 무력화됐죠. 당시에 이 요원들을 잡기 위해 엄청난 군병력이 동원됐고, 정말 전쟁이라도 날 분위기였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군사적 교전의 징후는 안 보이지만, 국가에 동원된 '개죽음'이라는 점에서 옥계에 침투했던 북조선 병사들도 생각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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