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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2.16 권력

권력

책들 Bücher 2024. 12. 16. 14:2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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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행사하는 권력은 자연이나 신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자연으로부터 나온다면, 권력을 가진 자는 권력이 없는 자에게 양 앞의 늑대다. 즉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 신으로부터 나온다면 인간은 인간에게 신이다(Homo homini Deus).

Carl Schmitt, Gespräch über die Macht und den Zugang zum Machthaber(Günther Neske Pfullingen, 1954), S.9-10.

인간이 인간에게 인간인 명제는 권력관계를 내포하며, 이 관계는 복종을 통해 성립된다. 복종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동기화된 것이다. 권력에 대한 동의는 대개는 신뢰 외에 공포, 희망, 절망으로부터 생긴다…동의(Konsens)는 권력을 가동시키지만 권력도 동의를 가동시킨다. 모든 피권력자로부터 충분한 동의로 집행되는 권력은 모는 동의의 총계 이상의 잉여가치를 가진다. 현대의 권력자는 자신의 권력에 동의를 가동시킬 수 있는 수단을 칼 대제나 프리드리히 1세 보다 더 많이 가진다.

상동 11-12

권력의 고유한 용량 : 무시무시한 권력자라도 인간적 신체의 한계와 이성의 불충분성, 정신의 약함에 결부됨. 홉스의 국가론은 바로 이런 인간의 나약함에서 출발. 나약함은 위험을 낳고, 위험은 공포를, 공포는 안전을 필요로함에 따라 이러저런 기관을 갖춘 보호기구의 등장이 불가피해짐. 하지만 홉스에 의하면, 이런 모든 보호조치에도 불구하고 각인이 각인을 죽일 수 있음. 나약한 인간도 가장 강력한 인간을 없앨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음

상동 13-14

권력의 피할 수 없는 내적 변증법 : 모든 직접적인 권력은 조언이나 보고처럼 간접적인 영향들에 종속됨. 즉 권력의 밀실이 있음(ein Vorraum, ein Zugang zum Ohr, ein Korridor zur Seele des Machthabers). 어떤 이성적인 장치로도 이 밀실을 완전히 근절할 수 없음.

상동 15-16

직접적인 권력이 그의 개인적인 인맥에 집중될 수록 권력자는 더욱 고립된다. 회랑은 지면으로부터 그를 분리시켜 성층권까지 그를 부양시킨다. 여기서 그는 그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자들에게 도달하지만 자신의 권력의 행사 대상인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 더이상 도달하지 못하고 이들 역시 그에게 더이상 도달하지 못한다. 불가피한 권력기구에 의한 권력자의 격리.

상동 17

실제적 사례 : 1. 1890년 3월 제 1 제국의 창시자이자 제국 총리인 비스마르크와 빌헬름 2세 황제, 젊은 왕자 사이에 있었던, 각료의 보고 방식에 관한 갈등 2. 쉴러의 서사시 돈 카를로스

상동 18-19

권력의 선악에 관해 : 내가 권력을 갖고 있으면 권력은 선이지만 나의 적이 갖고 있다면 악이다. 권력에 대한 자의적 해석…권력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며 권력을 행사하는 의지의 선악이 문제? 대성자 그레고르는 권력을 신으로부터 비롯된 신성하고 선한 것으로 봐서 악마가 권력을 사용하더라도 권력 자체는 항상 선하고 신성하지만 악마의 의지가 악하다고 봄. 이에 반해 야콥 부르크하르트는 권력 자체가 악하다고 말함. 중세시대 이후 프랑스 혁명에 이르러 권력에 대한 본질적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함. '신은 죽었다'와 '권력은 악이다'라는 주장은 동일한 시대상황에서 나온 동일한 것.

상동 20-23

권력관계 : O. 스펭글러가 인간은 맹수라고 본 것과 다른 차원에서 홉스는 인간의 권력관계를 간파했는데, 1650 년 당시에도 이미 발전된 인간의 무기가 맹수를 능가하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인간의 유약함을 극복하는 기술적 수단의 증대는 권력자와 비권력자 사이의 힘의 격차(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적대적인)를 더욱 벌리는 위험을 초래. ㅣ현대적인 전멸도구를 가진 권력이 개별인간의 힘(근육과 뇌)을 능가하는 상황에서 선하거나 악한 인간적 의지는 더이상 이 초음속의 성층권에 부합할 수 없음. 이렇듯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 기계에 관련된 문제는 더이상 인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풀려난 연쇄반응으로서 인간들 사이에 있던 기존의 권력관계를 초월함.

상동 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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