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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특수전단장은 거리 기자회견에서 출동당시 헬기에서 처음으로 내려다 본 국회의 거대한 야경에 압도당했다고 한다. 영국이나 미국(본회의장), 독일 등의 국회에 비해 사실 한국의 국회는 체육관 규모로 큰 편이라 본 회의장은 토론이 아닌 고함과 때로는 육탄전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더위기 그 부지에는 군용헬기 3대가 동시에 착륙할 수 있는 운동장까지 있다.
하지만 이번 12.3 비상계엄에서 국회는 그 규모로 난공불락의 성으로 비춰진다. 물론 수성을 위해 심야에 국회로 댤려간 의원들과 보좌진 및 당직자, 국회 밖에서 추운 밤을 지새운 시민들이 일등공신이지만, 이 우람한 성채 또한 한 몫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성을 이렇게 짓도록 한 것은 공화국 사상 최초로 쿠테타에 성공한 박정희다. 청와대 인근에 있던 국회(태평로의 현재 서울시 의회)를 옮긴 것이다. 국회를 대규모로 짓는 것은 의회민주주가 약해 체제가 불안정하고 군부가 난립하던 국가에서 보이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 말고는 누구도 같은 짓을 하지 말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그랬는지 모르는 일이나 실상은 또다른 내란에 대한 두려움의 반영일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반세기여 만에 다시 일어난 내란을 막은 국회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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