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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C. 클라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10.20 외계 존재의 생물학적 탈피
  2. 2015.10.13 바다에서 우주로

외계 존재의 생물학적 탈피

책들 Bücher 2015. 10. 20. 16:59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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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예지의 외계 존재에 관해 과학적 개연성이 없는 상상을 하다가 스스로 놀란 적이 있었다. 이에 반해 아서 C. 클라크의 외계존재에 관한 상상은 보다 단계적이다. 과학은 상상에 이르거나 혹은 이것과는 다른 방향의 출로는 여는 사다리이므로.  

 

"처음 지구를 찾아왔던 탐험가들은 이미 오래 전에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의 한계에 도달했다. 육체보다 더 나은 기계들이 만들어지자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뇌가, 그 다음에는 생각만,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반짝이는 새 그릇에 옮겨졌다. 그들은 이 새로운 몸을 입고 별들 사이를 방랑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우주선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 자신이 바로 우주선이었다. 그러나 기계 생물의 시대도 금방 과거사가 되었다. 그들은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우주의 구조 그 자체 속에 지식을 저장하고, 얼어붙은 빛의 격자 속에 자신들의 생각을 영원히 보관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들은 복사선으로 존재하는 생물이 되었다. 마침내 물질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곧 스스로를 순수한 에너지로 변화시켰다...이제 그들은 은하계의 주인이었고 시간의 손길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들은 마음대로 별들 사이를 떠돌다가 공간의 틈새를 통해 희미한 안개처럼 가라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과 같은 능력을 지녔는데도 그들은 이미 사라버져 버린 따스한 진흙 바다에서 자신들이 처음 생겨났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김승욱 역 (황금가지, 2014년 1판 6쇄), 5부 토성의 위성들 中 실험, 27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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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우주로

책들 Bücher 2015. 10. 13. 17:50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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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멜빌의 <모비 딕> 결말부를 빠르게 봤다. 에이헤브 선장이 지휘하는 피쿼드 호는 나침반도 돌려버릴 정도의 폭풍을 뚫고 적도의 고래어장에 들어가, 1차에서 3차에 걸치는 추격 끝에 백경과의 사투가 결정난다. 그래서 재판도 3심제인가. 모험소설에 관심이 이어지고 전부터 보려고도 해서 아서 C. 클라크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옮겨 갔다. 레이다에 정통한 과학자이면서 우주적 서사를 펼치는 작가의 친절한 설명은 동명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 역할을 한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큐브릭의 영화는 원래 두 사람의 만남에서 기획된 것이고, 시나리오 작업 이전에 자유로운 상상에 맡긴 소설을 먼저 진행해 보자는 큐브릭의 제안을 클라크가 수락해서 이 소설이 탄생한다. 원작 소설의 기본 골격에 맞춰 영화는 만들어 졌지만 영화작업의 결과물에 소설이 영향을 받았다고 클라크는 회고한다. 달 착륙선이 TV에 중계되기 전에 나온 이 소설의 영향은 요즘 나오는 SF 영화에서도 역력히 보인다. 우주 정거장이 원심력으로 인위적인 중력을 만드는 설정, 토성까지 오랜 세월이 걸리는 유인 우주선의 보급물자를 아끼기 위해 도입된 승무원 동면, 대화로 기계의 대답과 인간의 대답을 구분할 수 없다면 기계 또한 사고할 수 있다는 판정을 내린 튜링 테스트의 개념에서 나온 것으로, 인간 두뇌 활동의 세부사항을 궁극적으로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속도와 신뢰성으로 이를  재현할 수 있는 HAL(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 computer)의 개발. 이 컴퓨터는 IBM 보다 한발 앞섰다. 철자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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