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나라는 신대륙의 발견이라는 오래된 조작에 어울릴 정도로 의아스럽다. 조승휘 사건에서 다시 불거졌던 총기사용 문제도 그렇거니와, 소를 수출하는 선결 조건으로 한국과 FTA를 체결한 미국에서, 1억마리에 해당하는 도축용 소중 수출용은 10%이고 나머지 소 90%는 내수로 소비된다는 상황도 의아하다. TV에서 방영되었다시피, 미국에서 열악한 사육현장에 갇힌 소들이, 자신들의 육골분 사료를 먹고 자란 닭과 돼지의 육골분 사료를 되새겨 먹고 배출한 똥더미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 사육환경은 광우병(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 소해면상뇌증) 인자로 알려진 단백질계 프리온을 양산하는 혐의를 받기 충분하다. 유시민은 미국민도 즐겨 먹는 소를 우리가 왜 먹지 못하겠냐며 입을 벌려 웃지만, 이런 위험한 소를 주식으로 소비하는 미국민 대다수가 잠재적 광우병 보균자일 수 있다는 위험성이 이 가식적 미소 뒤에 숨어 있다. 이런 논리는, 온실가스가 당장의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규제를 거부하는 부시 행정부가 내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치매환자의 13%가 광우병 환자로 의심되는 상황, 그리고 노령화에 따라 치매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비위생적 사육환경에서 자란 동물을 식용으로 대량 소비하는 육식의 식생활에 대한 엄중한 경고일 수 있다. 또한 환경오염은 필연적으로 그런 오염된 환경에서 자란 음식물의 오염을 함축한다. 환경재해가 산업사회가 가져온 폐해라는 점에서 단지 자연적 재해가 아니라 사회적 재해인 점과 마찬가지로, 농작물과 가공품, 축산 유제품을 망라한 음식물의 오염도 사회적 재해다. 장기적 잠복기를 거쳐 광우병을 초래할 것으로 의심되는 미국산 소에서 한미간 위험물질로 합의된 뼈가 계속 발각되는 현상황은 이제 일상의 한낱 먹는 문제를 놓고 생활전반에서 총체적으로 전개할 새로운 양상의 인정 투쟁을 예시한다.
*광우병의 위험에 대해서는 다음 단체의 자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