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슈미트의 정치신학의 관점에서 근래 한국에서 있었던 계엄선포의 정당성은?
칼 슈미트(Carl Schmitt)의 **정치신학(Politische Theologie)** 개념을 바탕으로 최근 한국에서의 계엄 선포(혹은 논의)의 정당성을 평가하려면, 다음과 같은 핵심 개념을 고려해야 합니다.
### **1. 칼 슈미트의 정치신학과 주권 개념**
- 슈미트는 **"주권자란 비상상태(예외상태, Ausnahmezustand)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자"**라고 정의했습니다.
- 즉, **국가의 정상적인 법질서가 기능하지 않을 때, 주권자는 법적 질서를 초월하여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 이는 **비상사태에서의 법적·정치적 권위의 문제**를 강조하며, 주권자는 법을 정지할 권리를 통해 스스로 법의 원천이 됩니다.
### **2. 계엄 선포의 정당성 문제**
최근 한국에서 논의되었던 계엄 선포(예: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등)의 정당성을 슈미트의 관점에서 평가할 때, 두 가지 논점이 충돌합니다.
#### **① 계엄의 필요성과 국가 질서 유지**
- 슈미트의 논리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비상사태라면 주권자는 헌법적 한계를 초월해서라도 질서를 회복할 권한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만약 당시 계엄이 **실제 국가 존립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슈미트적 해석에서는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 **② 정치적 악용과 법치의 문제**
- 그러나 슈미트의 개념이 모든 계엄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 슈미트는 **"예외상태의 선포는 법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이라고 했지만, 이는 결국 **주권자가 임의적으로 예외상태를 선언하고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 한국에서 논의된 계엄령 검토는 **단순한 질서 유지가 아니라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슈미트적 '정치신학' 논리의 오남용이 될 수 있습니다.
### **3. 결론: 슈미트적 정당화는 가능하나, 현대 민주주의와 충돌**
- **슈미트의 논리를 따르면 계엄 선포의 정당성이 완전히 부정될 수는 없으나, 그것이 실제로 국가 존립의 위기 상황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히 헌법과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저항권"과 "민주적 정당성"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 따라서 **슈미트적 논리를 원용해 계엄령을 정당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하며, 반(反)민주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즉, **칼 슈미트의 정치신학을 적용하면 계엄령의 이론적 정당성은 일부 주장될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국의 경우, 최근 논의된 계엄령은 **국가 존립 위기라기보다 특정 정치 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슈미트적 논리를 적용하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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