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하루 쉬면서 데굴거리다 햄릿을 다 읽었다. 이렇게 다양한 형식이 겹쳐진 희곡인지 새롭게 알게 된 것 같다. 정말 좋은 작품은 두고 두고는 아닐지라도, 두 세번은 봐야 할 것이다. 특히 번역서의 경우는 새로운 번역의 참신성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햄릿이 연극을 통해 숙부의 모반 사건을 확인하려 했던 점이고, 오히려 이 연극 때문에 햄릿이 미친 것이 아님을 간파한 왕이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면서 국서에 햄릿을 죽이도록 사주한 것, 그리고 해적을 만난 햄릿이 다시 덴마크로 돌아와 왕을 처단하려 했으나, 그가 죽인 신하의 아들과 경합을 한 것, 이 와중에 폴란드의 형편없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노르웨이 군대가 경유지인 덴마크를 향해 오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햄릿의 미친 듯한 발언들에는 어느 정도의 유쾌함과 성적 농담도 담겨 있다는 것.
얼토당토한, 뭔가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는 시합을 주선해서 햄릿을 죽이려 했던 왕의 계획이 궁중 집단 살육에 가까운 참담한 비극으로 끝나고 덴마크 왕정이 노르웨이의 왕족에게 넘어가는 것은 정말 죽써서 개 준다는 속담과 일치한다. 연쇄되고 연계되는 복수의 실타래의 최 외곽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이 최후 승자가 된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