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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아버지 격인 '플라톤'과 발음이 비슷한 이 영화는 세 번 정도는 봤을 거다. 십대에 처음 봤을 거고, 군대에서도 한번 보고, 공중파에서도 한번 본듯 하다.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현충일날 EBS에서 본 이 영화는 또 색다른 면이 있다. 기존에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장면을 좀더 세밀하게 봤다고 할까. 정작 네이팜이 터지는 마지막의 대공세 장면을 보면서는 졸았다. 

여전히 인상적이면서도 예전에 비해 진한 감동-반복적인 감정인지도 모르나-을 주는 장면은 소대가 숲속에서 베트콩에게 당하고 인근 마을을 수색하러 들어가 벌어진 사건을 다룬 부분이다. 노근리 사건을 연상시키는 이 장면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을 살육하는 '신대륙 개척' 백인의 폭력과 오만이 재연된다. 침략군의 일원인 반즈 분대장이 사건을 일으키고 역시 침략군의 일원인 일리어스 분대장이 사건을 수습하는 것이, 백인이 베트남 촌락의 주민에게 병주고 약주는 설정으로도 보이지만, 책임자인 소대장이 묵과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사태를 거칠게 중단시키는 일리어스의 행동은 테일러에게도 전염된다. 어린 소녀들을 끌고가 강간하려는 동료 병사들을 제지한 것이다. 

살아 가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데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신중함과 비굴함의 사이에서 결단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판단력보다는 행동력이 습성화되어야 한다. 뒤늦게 4대강과 세종시 수정을 외치는 한나라 초선의 행태는 적절한 판단과 행동의 시점을  놓친 뒷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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