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외교관의 증언

책들 Bücher 2018. 5. 27. 17:3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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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후 요즘 뜨거운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그의 저서를 토요일인 어제 사서 읽는 중에 또다른 획기적인 뉴스를 접했다. 격식없이 남과 북의 정상이 '비밀리에' 만나는 것이 나쁠건 없지만 시점이 미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대리인이자 변호인인가? 라는 의문이 한켠에서 들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양국은 긴밀히 소통해야하는 우선적 당사국이고, 설령 북조선의 지배자가 악마라고 해도 악마의 손을 잡고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빼내는 역할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에서 볼 때, 정말 집권당은 한심하지만 대통령의 판단은 존경할 만한 일이다.

 

<태영호의 증언 : 3층 서기실의 암호>는 어린 시절 부터 외교관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30년간 북조선의 외무성과 서유럽의 대사관에서 일한 태공사의 값진 정보 보고다. 공사 따위가 얼마나 북한 체제를 이해할 수 있겠냐고 비아냥대는 유시민 따위의 한심한 식견과 가식으로 넘볼 수 없는 생생한 자료다. 북한의 외교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절대 권력의 통제 하에서 수행된다는 점에서  볼 때, 30년간 외교 실무를 담당한 태공사의 북한사회에 대한 증언은 주체사상을 만든 황장엽의 경우 보다 중요해 보인다. 

 

태영호의 증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진영논리를 벗어나 북한사회, 그것도 북한의 권력을 이해하는 하나의 귀중한 참고서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탈북자들의 이러한 보고가  남한과 북한을 이어주는 매개자이자 상호 이해의 다리로 인식되고, 이민으로 국적을 바꿀 수 없는 억압적 체제에서 망명을 하는 사람들이 진정성있는 대우를 받는 날도 함께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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