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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고등학생인 조카네 집에 갔다가 논술 수험용으로 나온 세계문학전집 중 노먼 메일러의 『아메리카의 꿈』을 빌렸었다. 『분노의 포도』 1권을 다 보고 나서, 2권을 빌리려는 시점에 『아메리카의 꿈』을 잠깐 보다가, 『분노의 포도』2권을 마져 다 읽고 『아메리카..』를 다시 들었다. 앞에서 잠깐 보기로 번역이 너무도 이상했고, 지난 연휴 동안 방바닥을 구르며 읽고 있는데, 역자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번역을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해불가능한 문장 투성이었다. 하드 커버 장정에 칼라 사진까지 덧붙인 해설은 그럴싸한데 이런식으로 해서 수험생 학부모에게 세계문학전집을 팔아 먹으려는 상술이 돋보인다. 출판사는 중앙출판이란 곳이다. 중간에 읽다가 그만 두는게 영 개운치 않아서 다 읽기는 했는데, 난공불락의 문장을 헤치며 줄거리만 쫏은 독서가 되버렸다. 별 감흥없이 읽어버린 이 책을 던지고 『돈키호테』를 읽기 시작했다. 『분노의 포도』2권을 빌릴 때, 예약 대출 서고에 『돈키호테』1편 완역본(시공사)이 있는 걸 보고 작정을 해둔 터였다. BK21 지원금 까지 받으면서 번역된 책이라 아무래도 볼 만한듯 하다. 중간 중간에 19세기 삽화가인 구스타프 도레의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영화 『솔라리스』에서 우주정거장의 도서관 장면 중 주인공이 펼쳐든 『돈키호테』에 나온 삽화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비오는 여름날 읽기에 좋은 책들이지만 책 밖의 세상이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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