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춘천행(월, 봄날 같은 날씨)

여행 Reise 2012. 2. 13. 16:5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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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매서운 한파가 돌던 지난 토요일 오후, 한 동문과 춘천에 다녀왔다. 처음으로 경춘발 급행 전철을 타고 가본 것이다. 아무래도 예전의 단선 기차에 비해서 빠르긴 했지만, 노선의 상당 부분이  시커먼 터널을 관통해야 하는 길은 역시 멀다. 춘천역에서 내려 양키군대가 빠져 나간 캠프 페이지의 허리를 잘라 널찍하게 새로 난 도로를 걸으며 요선동과 강원도청, 한림대를 거쳐 후평동 골목길의 유서 깊은 닭갈비집에 갔다. 중간에 강원도청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중이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아는 단체에서 생명버스를 타고 합세한 시위대였다. 홍천 두미리를 비롯해 강원권에서 추진중인 골프장 건립을 6년째 반대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노숙시위 100일 째인데, 최문순 도지사가 당선 전에는 관심을 보이더니 요즘은 시큰둥한가 보다. 삼척의 원전 유치도 지역발전 사업으로 보는 인사에게 골프장 쯤은 놀이터로 보이는 것일까? 시위대에 아는 얼굴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다 칼끝같은 추위와 일행 때문에 그냥 지나쳐 갔다. 닭갈비 집의 주인은 경춘선 복선화로 올라간 아파트 값 때문에 오히려 지역의 서민들이 갈 곳이 없다고 한다. 춘천이 수도권의 교통망에 포섭되면서 집값도 수도권에 포위되는 형국이다. 술자리를 옮겨 맥주집에서 한 잔 더 한 후 막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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