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단상 Vorstelltung 2012. 6. 10. 22:4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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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시청에 나가 선배를 만났다. 주말에 서울 도심 중심부까지 나가는 일은 2008년 촛불집회 이후 거의 없는 일이다. 대한문 앞에서는 수문장과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행복한 미소와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투쟁을 하는 거리캠프가 어우러져 묘한 풍경을 이뤘다. 누군가 쓰나미로 표현한 시청 신청사는 생각보다 크게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금천구청 보다 왜소해 보인다. 일부 지자체가 간이 부은 것이다. 일찍 만나서 빨리 귀가하기 위해 2시에 만났는데 북창동과 인사동, 청진동으로 결국 3차까지 술자리가 이어졌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길이 재개발로 없어진 것으로 알았는데 신축 빌딩에 다시 자리잡은 선지 해장국집의 맛은 세월을 모르나 보다. 인사동의 야구장을 허물고 지은 신축건물 2층의 맥주집은 들창이 너무나 시원하게 넓어서 인사동 거리를 바로 아래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이런 저런 묵은 얘기를 하다가 내가 요즘 시 나부랭이를 긁적이고 있다고 하자, 논술강사로 일하는 선배가 왜 그런 부가가치없는 일로 세월을 허비하냐고 했다. 고난도 정신의 전통적 산물인 시에 어찌 부가할 가치가 없겠나. 그러면서 나에게 시의 3요소가 무엇인지 아냐고 물었다. 일단 나는 은유가 생각났는데, 선배는 시상과 운율을 부가했다. 어줍잖은 시론과 옛날 얘기, 주변사람들 소식과 통진당 얘기가 오고갔으며 3차에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는데 막상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둑어둑해 질 때 동네에 떨어져 텃밭에 걸어가 물까지 주고 집에 와 곯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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