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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의 산길에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와 더불어 길잡이가 된 로마의 시인 스타티우스에게 영혼의 형상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라케시스의 손에 더 이상 실이 없을 때
영혼은 육신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본질과
신적인 본질을 갖게 됩니다.
육신과 함께하는 영혼의 기능은 침묵하지만
기억과 지성, 의지는 활발해지고
전보다 훨씬 더 날카로와집니다.
즉시로 영혼들은 그 자체의 무게로
두 강들에 떨어지는데,
거기서 영혼은 처음으로 제 갈 길을 알게 됩니다.
일단 영혼이 그렇게 처하게 되면
형성하는 힘은 몸이 전에 지녔던 형체를
다시 갖추도록 작동합니다.
비가 심하게 내린 뒤에 공기가
제 안에서 반사되는 외부의 빛들로 인해
여러 가지 색깔로 치장하는 것처럼,
영혼을 둘러싼 공기는
거기 머무르게 된 영혼 자체의 힘으로
형상을 갖추게 되지요. 그래서
불이 어느 곳으로 가든
불꽃도 함께 따라다니는 것처럼,
새로운 형상은 영혼을 어디고 따라다닙니다.
그 형상을 둘러싼 공기는 우리 눈에 보이는데,
그것을 망령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시각을 포함한 모든 감각기관들을 지니고 있어요.
<신곡 : 연옥편> 25곡 79-102, 박상진 역(민음사세계문학전집, 2014 1판 20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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