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단상 Vorstelltung 2022. 11. 5. 21:35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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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구촌 저편의 전쟁만큼 참혹하지만 어이없는 참사가 서울, 그것도 대통령실이 이전한 용산구의 이태원 할로윈 행사에서 벌어진지 일주일이 되어간다. 그 사이 사망자는 늘어났고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애시당초 발렌타인 데이니 핼로윈 데이니 하는 신종 외래 행사에 주최라는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하다못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인파에 무슨 따위의 주최가 있겠는가? 하지만 서울의 한 거리에서 마치 집단 총격전이 벌어진 것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는가.

사실 나도 지난 일요일 오전, 처음 보도를 접하고 느낀 생각은 '통제되지 않는 밀집군중'으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이었다. 특히나 이태원이란 동네의 특수성, 그러니까 기지촌이란 역사적 배경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왕래함에 따라 한국 안의 한국 밖 분위기가 팽배하며 그에 따라 정말 한국의 다른 어떤 곳보다 마약이 더 성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도에 나온 것처럼 압사 사고가 나는 현장에서 춤판이 벌어지거나 압사를 부추기는 듯한 밀침 등의 괴현상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연장에서 이번 사고를 '철 모르는 청춘들'의 무질서와 결합된 불의의 사고로 보는 시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매일 매일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은 이것이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전반적인 행정의 마비에서 비롯된 참사라는 것이다.

근래 토요일마다 일어나는 현정권에 대한 찬반 집회로 과도한 경찰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인근의 이태원으로 경력을 뺄 수 없는 상황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에 대규모 경력이 오더라도 접근이 어려웠을 뿐더라 이런 압사사고에 전문화되지 않은 경력은 주변 통제 관리에나 적합할 것이다. 무엇보다 참사 4시간 전부터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으며, 관할 경찰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과밀군중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으면서도 대비는 물론 대응도 하지 못한 점은 이번 사고가 인재임에 무게를 싣는다. 더군다나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오는 정부, 지자체, 경찰의 미숙한 대처는 대통령의 욕설파문과 흡사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깨끗히 사과하면 될 일을 이런 저런 변명의 구조물을 세우다 여론의 눈치에 밀리는 양상이다. 마치 현정권의 사활이 걸린 일인냥 이리저리 세는 말의 구멍을 막는데 분주하지만 이미 독은 깨졌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부재' 따위의 용어나 나열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못하는 현 정권이 앞으로 또 어떤 일로 또 어떻게 대처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참혹한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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