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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가족 동반 담합대회가 있어 가족과 함께 양화지구 강변 유원지에 전철을 타고 갔다가 올 때는 원효대교까지 걸어가 유람선을 탔다. 생각보다 운치가 있었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1시간이나 걸리는 뱃길이지만 길다는 느낌이 안들었다. 잠실대교의 수중보만 없었다면 남양주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는 쌍스럽지만 이 정도의 뱃길은 과히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강 양안으로 밀리는 차량 정체를 무색케 하며 유유히 흘러가는 유람선은 대체 교통 수단처럼도 보인다. 테오 앙겔플로스의 영화 <율리시즈의 시선> 중 한 장면이 떠올랐다. 레닌의 거대한 석상을 실은 배가 강을 질주해 가고 강 저편의 사람들이 배웅을 하는 장면. 그러고 보면 전통적으로 강은 참으로 여러모로 인간에게 편의를 안겨주는 자연물이다. 흐르는 강물은 잠시 이용할 수는 있되 강줄기를 비틀고 찢고 파헤치는 짓거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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