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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전체 12권 중 인위적으로 구분한 <아이네이스> 1부(1~4권에 해당하며 2, 3부는 아직 미간행)는 튀리아에서 라티움으로 도망치는 아이네아스와 그의 함선에게 저주를 쏟아내는 디도의 자살로 마무리된다. <신곡>에서 단테는 이렇게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디도를 지옥의 하계에 배치시킨 것으로 기억한다. 전남편을 자신의 오빠로부터 잃고 이후 정절을 맹세했지만 신들의 농간으로 트로이 유민의 맹주 아이네아스에 대한 광염에 사뭇친 디도는 역시 신들의 거짓 결혼식(사냥터에서의 폭우)으로 아이네아스를 잡아두려 한 것이다. 베르길리우스 탄생 한 세기 전에 있었던 한니발의 이탈리아 공략은 디도의 이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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