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성과 변화

책들 Bücher 2018. 11. 12. 12:52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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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한달 넘게 마음을 못잡고 있다가 이제 조금 안정화되어 가는 중에 예전에 영화로 본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The Reader 를 읽고 있다. 영화에서 다 재현되지 못한 부분을 읽는 것이 색다른 맛인데, 그중에서도 나치 수용소와 더불어 전쟁범죄를 다루는 재판장에서도 이 범죄에 대한 어떤 마비증세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관성의 힘을 확인하게 된다. 지멘스에서 일하다 부족한 수용소 감시인력의 채용공고를 보고 나찌에 부역한 한나에게 재판장은 나약한 여성인력을 아우슈비츠로 차출하면서 그들을 죽음의 가스실로 보내는 것을 알지 못했느냐고 질문한다. 이에 대해 한나는 밀려들어오고 밀어내야 하는 인력을 관리하던 자신의 입장에 당신이 서 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한다. 이에 대해 재판장이 한나에게 그녀가 지멘스에서 계속 일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없었겠냐고 반문한 것은 관성의 기계적 반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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