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경과

단상 Vorstelltung 2019. 9. 3. 17:1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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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그인 차단으로 방명록에 글을 쓰다가 오늘 차단이 해제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들어왔다.

라이프치히에서 아직 트램 정기권이 없어서 보름 넘게 주로 걸어다니다 보니 발에 무리가 온다. 체류 허가(비자)를 받아 정기권을 끊을지 관광비지로 있다가 돌아갈지는 좀더 두고봐야 겠다. 가족 외에는 별달리 아는 사람이 없고 언어도 서투르다 보니 사실 슈퍼에서 물건 하나 사는 것에도 아직 긴장감이 서려 있다. 특히 얼마전 새로 이사온 집에서 가까운 콘줌 슈퍼의 늙은 뚱뚱보 여성 계산원의 불친절은 외국인 혐오의 기미도 보여 그 슈퍼에 가는 것은 꺼려진다.

지난 일요일 브란덴부르크와 작센에서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AfD가 지난 2014년도 보다 월등한 돌풍을 일으켰고, 기존 두 수권정당과 달리 30~40대의 젊은 투표층이 대거 유입되었다. 독일의 수상과 대통령이 인근 나라에 갈 때 전쟁에 대한 사과를 한다지만 독일 내부, 특히 구 동독지역의 민심은 심각하게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우경화라는게 우리나라와는 역사적으로 다른 맥락이 있지만, 아무튼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나도 어느 저녁 이사온 집의 거리를 걷다가 차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애들이 뭐라 크게 야유를 하며 지나가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거리의 벽에 붙은 홍보물 중에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스티커도 보이긴 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이 외국인에 대해 어떤 다른 차별적 시선을 갖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지만, 선거 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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