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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가 세상의 끝인 토미로 추방되어온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에 대해 코타에게 하는 말.
"돌은 존재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최후의 방법...ㅣ...절벽 아래의 음지나 동굴의 진흙 바닥에 평온하게 놓인 평범한 자갈은 어떤 제국과 정복자들보다 더 오래 존속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제국의 궁전들은 황폐화되고, 왕조는 썩어 부패할 것이며, 황실의 영롱한 모자이크 바닥 장식은 집 높이만큼 쌓인 흙더미에 파묻힐 것이다. 그 흙더미에서는 엉겅퀴나 귀리마저 자라지 않을 것이다. 벌레와 구더 ㅣ 기가 득식거리는, 구역잘나고 악취 나는 유기체의 부패 과정에 비하면 화석의 운명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또 인간의 품위에 어울리는 일인가. 이런 역겨움에 비하면 화석이 된다는 것은 오히려 구원이며, 언덕과 협곡과 황무지로 이루어진 낙원에 이르는 과정이다. 유성(流星)과 같은 인생의 영화는 무에 불과하다. 돌의 위엄과 지속성만이 최고의 것이다......하고 오비디우스가 말했다고 했다."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최후의 세계』Die Letzte Welt(1988) 장희권 역(열린책들, 2006, 보급판 1쇄), 115-117면.
"돌은 존재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최후의 방법...ㅣ...절벽 아래의 음지나 동굴의 진흙 바닥에 평온하게 놓인 평범한 자갈은 어떤 제국과 정복자들보다 더 오래 존속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제국의 궁전들은 황폐화되고, 왕조는 썩어 부패할 것이며, 황실의 영롱한 모자이크 바닥 장식은 집 높이만큼 쌓인 흙더미에 파묻힐 것이다. 그 흙더미에서는 엉겅퀴나 귀리마저 자라지 않을 것이다. 벌레와 구더 ㅣ 기가 득식거리는, 구역잘나고 악취 나는 유기체의 부패 과정에 비하면 화석의 운명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또 인간의 품위에 어울리는 일인가. 이런 역겨움에 비하면 화석이 된다는 것은 오히려 구원이며, 언덕과 협곡과 황무지로 이루어진 낙원에 이르는 과정이다. 유성(流星)과 같은 인생의 영화는 무에 불과하다. 돌의 위엄과 지속성만이 최고의 것이다......하고 오비디우스가 말했다고 했다."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최후의 세계』Die Letzte Welt(1988) 장희권 역(열린책들, 2006, 보급판 1쇄), 115-1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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